(서울=연합인포맥스) 윤정원 기자 = 올해 중국이 3% 경제성장률만 달성해도 엄청난 성과일 것이라는 의견이 나왔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1일 보도했다.

중국 국무원 싱크탱크인 발전연구센터(DRC)의 부소장을 역임한 바 있는 왕이밍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유럽과 미국에 미치는 충격이 심각하다면서 전 세계가 공중 보건 위기에 있기 때문에 중국이 강한 경제적 반등을 이뤄내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그는 "올해 중국이 달성할 수 있는 경제성장률은 최고 3%일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이것만 해내도 엄청난 성과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의 경제회복은 코로나19가 해외에서 얼마나 빨리 통제되느냐에 달려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중국 1분기 경제성장률이 -6.8%를 기록하면서 중국 정부 당국이 아예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내놓지 않거나, 내놓는다고 하더라도 지난해보다는 크게 낮은 수준을 제시할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중국공산당은 창당 100주년인 2021년을 앞두고 올해까지 '샤오캉'(小康·모든 국민이 편안하고 풍족한 생활을 누림) 사회 건설을 마치겠다면서 구체적인 양적 목표로 2020년 국내총생산(GDP)을 2010년의 두 배로 만드는 것을 제시한 바 있다.

샤오캉 사회 건설 목표를 맞추려면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은 최소 5.6%는 되어야 한다.

스탠다드차타드의 딩솽 수석 중국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이전 목표치가 더는 현실적이지 않다"면서 "중국 중앙정부의 신뢰도에 해를 끼칠 수 있을 정도로 높은 목표"라고 경고했다.

중국 사회과학원의 장밍 연구원도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2~3% 정도일 것"이라면서 "중국 중앙정부가 올해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내놓는다고 한다면 현실적인 수준은 2~3%여야 한다"고 말했다.

상하이 정부에 경제 자문을 하는 중타이증권의 리쉰레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주 보고서를 통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완전히 포기하는 것은 정부 관료나 대중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면서 "중국 중앙정부가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3%로 잡아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실제로 중국 중앙정부가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제시하지 않자 중국 지방정부는 지난해와 유사한 연 6% 경제성장률에 맞춰 개발계획을 내놓는 등 이미 혼란은 야기되고 있다.

쓰촨성의 다저우시는 지난 주말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7.3%로 제시했다.

이는 지난해 7.7%보다 소폭 하향조정된 것이다.

산시성의 린펀시는 지난해 6.0%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했으나 올해 목표치는 6.1%로 내놨다.

저장성의 하이닝시는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7.0%로 제시했다.

딩 이코노미스트는 "지방정부 관계자들은 중앙정부로부터 공문이 내려온 게 없는 상황에서 경제성장률을 하향 조정할 용기가 없다"면서 "혼란을 없애기 위해 중앙정부가 전국적인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jw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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