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국제유가가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원유선물 상장지수증권(ETN) 괴리율이 급격히 확대된 가운데 상장폐지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ETN은 만기일이 1개월 남은 경우와 유동성공급자가 없거나 교체 기준에 해당한 경우, 영업용순자본비율이 미달하게 되는 등 상장폐지가 우려되는 경우 이를 사전에 시장에 예고하고 만기이전에 상장폐지를 할 수 있다.

거래소가 규정하고 있는 ETN 상장폐지 요건은 ▲발행회사 자격요건 미달 ▲기초지수 요건 미달 ▲유동성 공급능력 부족 ▲상장규모 및 거래규모 부족 ▲신고의무 위반 등이다.

최근 괴리율 확대에 유동성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거나 교체 기준을 지키지 못할 경우 투자자보호에 나설 수 있다.

발행회사가 유동성공급을 할 수 없게 되거나 유동성공급 계약을 체결한 LP가 없게 되는 경우, 그날로부터 1개월 이내에 다른 LP와 유동성공급계약을 체결하지 않거나 발행회사가 직접 유동성공급계획서를 제출하지 않는 경우에 해당한다.

발행회사인 증권사가 장외파생상품 투자매매업 인가가 취소되거나 영업정지로 상장지수증권 관련 업무를 수행하지 못할 경우에도 상장 폐지된다.

ETN 발행회사는 ETN 상장 이후 중요한 내용을 제대로 신고하지 않거나 기초자산의 가격 또는 지수를 산출하지 못할 경우에도 상장폐지가 가능하다.

ETN 종목의 발행원본액과 지표가치금액이 모두 50억원에 미달하거나, 반기 일평균거래대금이 500만원에 미달하는 경우에는 소규모 종목 난립 방지를 위해 관리종목으로 지정한 후 다음 반기 말에도 동일 기준에 미달하면 상장 폐지된다.

최근과 같이 일시적인 괴리율 확대만으로 ETN 종목의 상장폐지를 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ETN 지표가치가 제로(0)가 될 경우는 달리 적용될 수 있다.

규정으로 정해진 바는 없으나 상장폐지가 될 우려도 있다.

ETN 괴리율은 국제 유가 마이너스 충격에 급격히 확대됐다. 전일 삼성 레버리지 WTI 원유선물 ETN 괴리율은 1000% 이상 벌어졌다. 신한 레버리지WTI원유선물 ETN(H) 괴리율은 771.31%를 기록했다.

괴리율이란 시장 가격과 지표 가치의 차이로 비율이 크다는 것은 그만큼 가격이 실제 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삼성증권은 삼성 레버리지 WTI원유선물 ETN, 삼성 인버스 2X WTI원유 선물ETN과 관련해 "일단 지표가치가 0 이 된 ETN은 이후의 선물가격 등락에 상관없이 지표가치는 계속 0이 된다"며 "지표가치가 0이 될 경우 규정으로 정해진 바는 없으나 상장폐지가 될 우려도 있으며, 상장폐지가 결정될 경우 정해진 날짜의 지표가치로 상환되는데 이때 지표가치가 0 이므로 원금전액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공지했다.

이와 함께 "현재 WTI선물 가격 변동성이 매우 큰 상황으로 관련 상품의 추가상장 등 유동성 공급 활동이 어려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거래소는 유동성공급자(LP)에 대한 평가를 분기별로 시행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기준 LP 평가에서는 KB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하나대투증권, 한국투자증권이 A등급을 받았고, 미래에셋대우, 삼성증권, 대신증권이 B, NH투자증권이 C등급을 받았다.

4월들어 국제 유가 폭락세가 이어진 만큼 당장 1분기 평가에 유가 변동에 따른 괴리율 확대 등이 반영되지 않을 공산이 크다.

한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현재 LP평가를 분기마다 하고 있는데 제대로 괴리율 축소를 하지 못할 경우 F를 주고, 위반 사태가 생기면 유동성공급자 교체 요구를 한다"며 "1분기가 지났지만 4월 유동성공급 관련 사항은 6월까지 본 후 평가하기 때문에 유동성 공급 능력 부족을 이유로 상장폐지를 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괴리율 확대는 평소에 발생할 수 없는 요인으로 인한 상황으로 20거래일 이상 지속되는지 여부 등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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