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민연금이 금이나 원유 등 원자재 상품 투자에 나서지 않는 이유에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원자재 투자로 국민연금이 포트폴리오 분산 효과를 누리는 것이 가능하나, 원자재 투자가 선물, 옵션, 구조화 상품 등 파생상품으로 주로 이뤄져 운용 리스크가 다른 금융자산보다 클 수 있다.

국민연금이 공공기관인 이상 공격적인 운용에 제약이 있고, 국회, 정부 등 감사에서 벗어날 수 없기 때문에 원자재 등 새로운 투자 상품을 발굴하기 힘들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금·원유 등 원자재 관련 투자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지 않다.

국민연금기금 포트폴리오는 단기자금과 주식, 채권, 대체투자 등으로 이뤄져 있으며 대체투자도 부동산, 인프라, 기업투자, 헤지펀드 등으로 구성됐다.

원자재 중 하나인 금 가격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수요 증가로 꾸준한 상승세를 보여, 금 투자를 진행했다면 경기 침체에 따른 포트폴리오 리스크를 줄일 수 있었다.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는 금 가격이 18개월 이내에 온스당 3천달러(370만원)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국민연금도 국민연금연구원 등을 통해 원자재 상품 투자를 검토하기는 했으나, 투자가 이뤄지지는 않았다.

국민연금이 원자재 투자에 쉽게 나서지 못하는 것은 원자재 투자가 복잡한 파생상품으로 주로 진행돼 운영 리스크 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기관투자자들은 통상적으로 거래 비용 등으로 현물보다는 국제상품거래소에 상장된 상품선물지수를 중심으로 투자를 한다.

일반적인 금융상품보다 변동성이 크고, 정치, 환경 등 고려해야 할 시장 변수도 다양하기 때문에 전문 인력과 지속적인 모니터링은 필수다. 펀드 등 간접투자를 진행한다고 해도 운영 통제가 중요하다.

금의 경우 보통 위험자산과 반대로 움직이지만, 원유는 경기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원자재 포트폴리오 내에서도 분산투자를 진행해야 한다.

공공기관인 국민연금에서 원자재의 변동성을 감내할 수 있을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도 제기됐다.

원자재 투자도 다른 금융상품과 마찬가지로 매년 안정적인 수익을 내기는 쉽지 않은데, 감사원, 국회, 보건복지부 등의 국민연금에 대한 감사가 지속해서 진행되는 상황에서 생소한 원자재 파생상품의 단기 손실을 지적할 가능성이 높다.

국내 공제회 중 한 곳에서 수년 전 국제유가연계증권(DLS) 투자로 손실을 입었었는데, 이로 인해 대내외적으로 지속적인 지적이 이뤄져 공제회들 사이에서도 원자재 투자는 힘든 것으로 보고 있다.

연기금 관계자는 "국민연금에서 선물 등으로 주로 진행되는 원자재 투자를 해야 하느냐에 대한 논란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자산운용부 홍경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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