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윤구 기자 = 완판 행진을 이어가던 보험사 후순위채 인기가 식고 있다.

2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롯데손해보험은 내달 7일 후순위채 900억원 발행을 위해 전일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공모 희망금리로 연 4.50~5.00%를 제시했지만, 기관투자자 한 곳만 들어오는 등 대거 미달했다.

주관사인 메리츠증권이 미달 금액을 인수하는 만큼 롯데손보의 자본조달은 이뤄지겠지만 불과 5개월 만에 위상이 변했다.

작년 12월 롯데손보가 800억원 후순위채 발행에 나섰을 때는 790억원이 유효수요 내로 들어온 바 있다.

롯데손보는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RBC)비율 관리를 위해 자본확충에 나섰다. 작년 말 183.73%였던 RBC비율이 올해 2분기 148.5%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이번 자본확충을 통해 RBC비율은 158.3%로 개선할 것으로 기대되지만, 금융당국 권고치인 150%를 겨우 넘어 추가 자본확충이 필요하다.

올해 초까지 보험사 후순위채에 대한 기관투자자들의 관심은 뜨거웠다.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11월 4년 만에 찾은 공모 후순위채 시장에서 총 2천900억원의 자금이 유효수요 내로 들어와 완판에 성공했다.

올해 2월에도 1천500억원 발행에 나서 총 1천950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지난해 2천300억원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코리안리의 경우 수요예측에서 2천320억원의 자금이 들어왔다.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제시하면서 인기를 끌었던 보험사 후순위채나 신종자본증권이 코로나19 여파로 기업자금 조달 시장이 경색되면서 영향을 받고 있다.

새로운 국제보험회계기준(IFRS17) 도입이 2023년으로 1년 연기되면서 시간을 벌었지만, 2022년까지 보험사의 만기도래하는 후순위채 규모는 총 8천570억원에 달했다.

또한, 올해 동양생명은 최대 3억달러 규모의 해외 신종자본증권을 신한생명은 최대 3천억원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결정했지만, 아직 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보험 부채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는 IFRS17에 대비하기 위해 후순위채 또는 신종자본증권으로 자본을 쌓아야 하는 보험사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업황 악화 우려가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에도 기관투자자들이 보험사 후순위채에 대해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당분간 보험사는 사모 후순위채로 자금을 조달하거나 시장 상황을 지켜봐야 할 듯하다"고 말했다.

yg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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