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윤교 기자 = 국내 양대 인터넷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 스타트업 생태계 확산을 위해 수년째 소규모 투자를 단행하고 있는 데 이들 기업이 그간 주목해 온 투자 아이템에 관심이 쏠린다.

23일 IT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와 카카오는 각각 D2스타트업팩토리(D2SF)와 카카오벤처스를 통해 여러 기술 스타트업에 투자해 성공을 돕고 있다.

네이버는 2015년 5월 D2SF를 출범한 이후 지금까지 총 44곳의 기술 스타트업에 평균 약 3억~5억원씩 투자해왔다.

투자 이외에도 입주공간과 인프라, 홍보 및 마케팅 등을 전면 지원하며, 네이버의 경험과 기술을 공유하는 등 협력 기회를 부여해왔다.

투자 여부는 D2SF를 이끄는 양상환 리더와 사내 엔지니어, 다수의 벤처캐피털(VC) 심사역들이 결정한다.

이들이 선택한 기업 중엔 AI 분야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높은 기술력으로 시장의 주목을 받았던 AI 반도체 스타트업 퓨리오사AI, AI 학습데이터 생산 스타트업 크라우드웍스 이외에도 다양한 산업군에서 AI 기술을 적용한 스타트업이 포함됐다.

특히 네이버는 AI 의료 스타트업에 다수 투자했다.

AI 기반 폐 CT 영상 분석 솔루션을 지닌 모니터, 스마트폰으로 소변 소리를 분석해 비뇨기 건강 관리를 돕는 모바일앱 'PRIVY'를 개발한 사운더블헬스, 태아 입체 초음파 사진을 예상 생후 사진으로 변환해주는 솔루션을 개발한 알레시오 등이다.

교육 분야에선 AI를 적용한 온라인 소프트웨어 교육 플랫폼 엘리스, AI 기바 수학 교육 솔루션을 제공하는 제제듀 등에 투자했다.

네이버가 투자를 넘어 인수까지 나선 경우도 있었다.

네이버는 2017년 7월 AI 기반 대화엔진 기술 개발 스타트업인 컴퍼니AI를, 네이버웹툰은 지난해 12월 AI를 활용한 컴퓨터 비전 분야 스타트업 비닷두(V.DO)를 인수했다.

네이버 측은 "AI, 로보틱스, 자율주행, 헬스케어, AR, VR, IoT 등 다양한 기술 분야에서 엄청난 속도의 혁신이 일어나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기술 스타트업이 어려움을 겪는다"며 "기술의 가치와 가능성에 주목해, 뛰어난 기술력으로 이용자 가치를 실현하는 기술 스타트업에 투자한다"고 말했다.

카카오 역시 스타트업 전문 투자 자회사인 카카오벤처스와 카카오인베스트먼트를 통해 ICT 및 소프트웨어(SW) 분야를 중심으로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카카오벤처스는 초기 스타트업에 주로 투자하며, 사업의 핵심 역량을 갖춘 팀이라고 판단되면 창업 직후의 스타트업에도 투자한다.

카카오 관계자는 "향후에도 소프트웨어 주도의 혁신이 일어날 것으로 기대되며 다양한 기존, 신생 산업에서 활약할 극초기 팀에 투자하는 것이 카카오벤처스의 투자 방향성"이라고 말했다.

반면 카카오인베스트먼트는 초중기 단계의 IT 벤처회사를 중심으로 시드(최초 투자) 및 프리 IPO 단계의 회사에 적극적인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기술 스타트업에 집중하는 네이버와 달리, 카카오는 좋은 아이디어나 기술력, 인프라를 보유했다면 사업 분야를 가리지 않는 경향을 보인다.

그러다 보니 지금까지 투자한 스타트업 수도 카카오벤처스 170여곳, 카카오인베스트먼트 40여곳 등 200여개로 네이버 D2SF보다 많다.

콘텐츠 분야에서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 왓챠, 게임 분야에서는 프렌즈사천성과 퍼즐탄탄 등의 게임을 개발한 넵튠 등이 대표적인 성공 스타트업으로 거론된다.

금융 쪽에서는 암호화폐거래소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 중소사업자를 위한 카카오톡 기반 간편 회계 서비스 '캐시노트'를 개발한 한국신용데이터 등이 두각을 드러냈다.

의료 부문에서는 AI 이미지 기술을 활용해 질병을 짚어내는 루닛, AI 기반의 신약 물질 연구·개발사 스탠다임이 괄목할 성장세를 보여줬다.

또 카카오인베스트먼트에서는 농업 벤처기업인 만나CEA, 뷰티 인플루언서를 활용해 신규 수익 모델을 선보인 레페리에 투자하기도 했다.

이들 기업은 카카오인베스트먼트의 투자를 받은 뒤 기업가치가 4~5배 이상 상승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외에도 카카오는 유망 있는 벤처에 직접적인 투자를 단행하기도 했는데, 대표적인 사례로는 2015년 6월 모바일 내비게이션 서비스 '국민내비 김기사'를 제작·서비스하는 록앤올 인수가 꼽힌다.

당시 카카오는 록앤롤 지분 100%를 당시 VC 업계 최고가인 642억원에 인수해 반향을 일으켰다.

카카오 관계자는 "좋은 아이디어와 기술력, 인프라를 보유한 스타트업과 벤처에는 정당한 가치를 지불하고 손을 잡는 시도를 이어갈 것"이라며 "투자뿐 아니라 적재적소에 실질적인 업무 리소스를 지원하고 네트워크를 연결하는 등 파트너가 도움이 필요할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동반자로서 더 나은 미래가 오기를 앞당기겠다"고 말했다.

yg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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