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정우 기자 = NH투자증권은 국내 증권사 중에서도 재무 건전성이 높은 회사에 속한다. 지난해 부동산 프로젝트(PF)와 주가연계증권(ELS) 자체 헤지 비중을 줄이는 등 시장리스크 관리에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다.

다만, 지급보증 우발채무액이 많이 늘어난 점과 항공기와 선박 등 실물자산에 대한 위험 노출액(익스포저)이 타 증권사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점은 코로나19에 따른 경기 악화 상황에서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NH투자증권 우발채무(채무보증)는 3조6천186억원으로 전년 4조8천61억원에 비해 1조2천억원가량 줄었다.

매입확약 우발채무가 4조4천억원에서 3조1천억원 수준으로 줄어든 영향이 컸다.

하지만 지급보증 우발채무가 지난해 크게 늘면서 코로나19에 따른 기업 신용경색이 자칫 증권사로 전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지난해 말 기준 NH투자증권의 지급보증액은 1천426억원으로 전년 621억원과 비교해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지급보증은 매입확약, 매입보장약정 등과 함께 우발채무 리스크 중 하나다.

매입확약은 유동성 공여와 유동화 증권에 부실 발생 시 신용공여를 제공하는 계약이다.

매입확약에 비해 지급보증 규모는 미미하지만, 기업들의 실적 악화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1천억원이 넘는 지급보증액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나이스신용평가 관계자는 "NH투자증권은 지난 2018년 말까지 부동산 PF 및 인수금융 등 우발채무 규모가 꾸준히 증가해 4조 8천억원까지 확대된 바 있다"며 "다만, 지난해 부동산 PF 규모를 줄이면서 우발채무도 3조원대로 내려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아직 전체 우발채무 규모가 자기자본의 70%에 달하며 지급보증 등 일부 우발채무 요소가 급증한 것은 향후 건전성 저하 요인이 될 수 있으며 이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실물자산에 대한 신용 익스포저도 메리츠증권과 미래에셋대우에 이어 국내 증권사 중 세 번째로 컸다.

지난해 말 기준 NH투자증권의 실물자산 대상 신용 익스포저는 4천46억원이었다.

자산별로는 해운업 관련 익스포저가 2천113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해외 프로젝트파이낸싱(PF) 익스포저도 1천250억원에 달했다.

항공기와 선박에서 발생한 익스포저는 각각 459억원, 224억원이었다.

한국기업평가 관계자는 "해외 PF 사업장 관련 코로나 감염 확산 속도, 정부의 대응방침 등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며 "이에 따라 실물자산에 대한 익스포저도 부실화 위험이 대두된다"고 진단했다.

이어 "항공업 및 해운업 경기 악화에 따른 손실발생 가능성도 있는 상황이라 실물자산 및 업종에 대한 익스포저 점검이 필요한 단계"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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