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정윤교 기자 = 국내 최대 멀티플렉스 영화관 CJ CGV와 빕스·뚜레주르를 운영하는 CJ푸드빌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직격탄에 심각한 경영난을 겪으면서 임대료조차 제때 내지 못하는 상황에 처한 것으로 알려졌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CJ CGV는 최근 전국 극장 직영점 115개 임대인에게 6개월간 임대료를 유예해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밀린 임대료는 경영 정상화 후 분할 납부하겠다고 약속했다.

CGV 관계자는 "영화 관람객 급감으로 임대료를 감내하기 힘든 상황을 맞아 부득이한 결정을 내리게 됐다"면서 "현재 임대인들과 개별 협상을 원만히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대료 유예 요청은 코로나19로 극장 관객 수가 급감하면서 월 170억원에 달하는 임대료를 감당할 수 없어지자 꺼내든자구책 중 하나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최근 극장 일일 관객 수는 1만명 수준으로 떨어졌다. 집계가 시작된 2004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기생충'의 아카데미상 수상을 계기로 국내 영화산업이 본격적인 중흥기를 맞을 것으로 기대됐지만,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예상을 뛰어넘으면서 경영난으로 돌아왔다.

CGV는 올해 1분기 사상 첫 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앞서 CGV는 지난달 28일부터 직영점 115개 중 30%의 극장 영업을 중단했고, 주3일 근무 체제 전환과 조직장 이상 직원의 월 급여 반납과 희망퇴직까지 단행했다.

CGV는 오는 29일부터 극장 문을 다시 열기로 했지만, 상영 회차를 축소 운영하고 전체 상영관이 아닌 일부 상영관만 운영하는 '스크린 컷오프제'와 좌석 앞뒤 간격 띄어 앉기도 계속 유지할 방침이어서 2분기에도 실적 부진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CJ푸드빌도 신세계 스타필드 코엑스점, 롯데쇼핑, 현대백화점 등에 입점한 CJ푸드월드, 계절밥상, 제일제면소 등 운영 매장의 임대료를 한시적으로 유예해 달라는 공문을 전달했다.

CJ푸드빌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매출 감소가 심각한 상황에 이르면서 진정 국면에 이르기까지 한시적으로 유보해달라고 요청했다"면서 "밀린 임대료는 하반기 분할지급한다는 전제하에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CJ CGV와 마찬가지로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로 외식, 외출을 자제하면서 CJ푸드빌이 운영하는 음식점은 2개월 넘게 개점휴업 상태를 이어오고 있다.

CJ푸드빌은 지난해 투썸플레이스 지분 45%를 2천25억원에 매각하고, 해외투자 유치, 부진 점포 축소 등을 통해 작년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코로나19라는 예상치 못한 변수를 만나면서 다시 비상경영체제에 들어갔다.

CJ푸드빌은 지난달부터 경영진 급여, 부동산 등 고정 자산 매각, 신규 투자 동결 등 고강도 자구안을 시행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CJ 계열사 중 CGV와 푸드빌의 경영난이 심각한 수준으로 그룹 차원에서도 여러 고민을 하는 것으로 알고있다"면서 "하반기 경영상황이 더 안 좋아질 수 있어 임대료 유예 등의 조치도 임시방편에 불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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