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27일(이하 미 동부 시각)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국제 유가 급락에도 미국 등 각국의 경제 재개 기대로 상승했다.

미 국채 가격은 미국 뉴욕과 이탈리아, 스페인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핫스폿'으로 꼽히는 지역이 단계적으로 봉쇄 조치 완화에 나서 큰 폭 하락했다. 달러 가치는 각국의 봉쇄 완화로 위험 선호 심리가 높아져 하락했다.

뉴욕 유가는 원유 저장 공간 고갈 우려가 지속하면서 25% 가까이 폭락했다.

조지아와 텍사스 등 미국의 일부 주들이 부분적인 경제 재개를 시작했다.

코로나19 피해가 가장 심각한 뉴욕주에서도 경제 재개 관련 논의가 진행 중이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는 전일 오는 5월 15일 비필수 업종 폐쇄 명령이 만료된후 경제 활동이 재개되기 시작한다면 단계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면서, 건설업과 제조업 일부 일자리를 먼저 재개하는 것이 안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쿠오모 주지사는 다만 이날 브리핑에서 주 내에서도 지역별로 재개 시점이 다를 수있다고 밝혔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지난 일요일 미국 경제가 5월과 6월에 재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며, 그에 따라 3분기에는 경제가 반등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미 정부 고위 관계자는 전 국민의 2%를 검사할 수 있는 장비를 각 주에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광범위한 코로나19 검사는 경제 재개를 위한 필수 요인으로 거론돼 왔다.

이밖에 이탈리아와 스페인 등 유럽의 코로나19 집중 발병 지역에서도 봉쇄 완화 움직임이 진행되면서, 경제 정상화에 대한 기대를 키웠다.

앞서 일본은행(BOJ)은 코로나19에 대응해 국채 매입 한도를 폐지하는 추가 부양책을 발표했다. 이미 비슷한 조치를 한 연준 등 다른 중앙은행과 같은 움직임이다. 아울러 코로나19 대출기구의 담보 요건을 완화하고, 발행사별 기업어음(CP)·회사채 매입 제한도 완화했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부진했다.

댈러스 연은에 따르면 4월 기업활동지수는 마이너스(-) 73.7로, 전월 -70에서 추가로 하락했다.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58.51포인트(1.51%) 상승한 24,133.78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41.74포인트(1.47%) 오른 2,878.48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95.64포인트(1.11%) 상승한 8,730.16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은 미국을 비롯한 각국의 경제 재개 상황과 중앙은행 부양책, 국제유가 동향 등을 주시했다.

미국 경제가 점진적으로 재개될 수 있다는 기대가 위험투자 심리를 지지했다.

다만 경제 재개 이후 코로나19가 다시 거세질 위험에 대한 불안감도 상존한다.

주요국 중앙은행의 추가 부양책에 대한 기대도 주가 상승을 거들었다.

일본은행(BOJ)은 당분간 상한 없이 국채를 매입하고 사채와 기업어음(CP) 매입도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이번 주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와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회의도 예정돼 있다. ECB가 양적완화 규모를 더 늘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코로나19 치료제에 대한 기대도 유지되고 있다.

길리어드 사이언스는 이달 말 코로나19 중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렘데시비르 임상시험 결과를 내놓을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렘데시비르의 효과에 대한 논란이 커졌지만, 미국 일부 병원에서 치료에 효과가 있었다는 보도도 있었던 만큼, 임상 결과에 대한 시장 기대는 꺾이지 않는 양상이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렘데시비르를 코로나19 치료제로 조만간 승인할 수 있을 것이란 발언을 했다는 소식도 나왔다.

반면 국제 유가가 재차 큰 폭 하락한 점은 주가 상승 폭을 제한했다.

서부텍사스원유(WTI) 6월물은 이날 전장 대비 25%가량 폭락했다.

유가는 지난주 후반 반등에 성공했지만, 수요 급감과 원유 저장시설 고갈로 언제든 다시 불안정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다.

GM이 배당 및 자사주 매입 중단을 발표하는 등 기업들의 경영 악화에 대한 부담도 여전하다.

이날 업종별로는 금융주가 3.61% 오르며 장을 이끌었다. 산업주도 2.52% 상승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경제 재개 시도의 결과를 주시하고 있다.

채킨 애널리틱스의 마크 채킨 대표는 "다수의 주가 경제를 재개하고 사회적 거리 두기를 완화하면서 향후 '뉴노멀'이 어떤 모습일지를 엿볼 수 있을 것"이라면서 "증시의 가장 큰 위험은 성급한 경제 재개로 코로나19가 다시 증가하고, 혼수상태에 빠진 경제를 깨우려는 노력을 급작스럽게 되돌려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7.35% 하락한 33.29를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이하 미 동부시각)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6.1bp 상승한 0.655%를 기록했다. 최근 3주 동안 하루 상승 폭으로 가장 컸다.

통화 정책에 특히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1.0bp 오른 0.224%에 거래됐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장보다 7.4bp 상승한 1.249%를 나타냈다. 3월 18일 이후 하루 최대 상승 폭이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장 38.0bp에서 이날 43.1bp로 확대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소 꺾이면서 이탈리아, 독일, 스페인이 봉쇄를 완화하고 경제재개에 나서 글로벌 주가는 상승하고 미 국채수익률도 올랐다.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일일 사망자 수가 줄기 시작했고, 미국과 유럽의 신규 확진자 수도 다소 꺾였다. 투자자들은 감염률이 다시 폭증할 수 있다는 우려 속에서도 경제 재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경제 활동이 회복된다는 기대에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으로 쏠렸다.

미 재무부가 이날 실시한 340억 달러 2년물과 420억 달러 5년물 국채 입찰은 호조를 보였다. 이들 신규 단기 국채를 담으려는 움직임 역시 장기물 위주로 미 국채 값 하락에 일조했다.

일본은행(BOJ)에 이어 이번 주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유럽중앙은행(ECB) 등의 굵직한 통화정책 회의가 예정돼 있어, 투자자 관심이 쏠릴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에 따른 경제 지표와 경제 전망치가 극도로 약해지자 주요 중앙은행들은 전례 없는 조치를 했고, 재정에 큰 피해를 본 기업과 개인을 지원하기 위해 막대한 금액을 배정했다.

BOJ는 코로나19에 대응해 국채 매입 한도를 폐지하는 추가 부양책을 발표했다. 이미 비슷한 조치를 한 연준 등 다른 중앙은행과 같은 움직임이다. 아울러 코로나19 대출기구의 담보 요건을 완화하고, 발행사별 기업어음(CP)·회사채 매입 제한도 완화했다.

유럽에서는 이탈리아 국채가 큰 폭 올랐다.

국제 신용평가사인 S&P 글로벌 레이팅스가 이탈리아 신용 등급을 유지함에 따라 정크 등급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시장 우려가 줄었다. 10년 만기 이탈리아 국채수익률은 14bp 내린 1.767%에 거래됐다.

애곤 에셋 매니지먼트의 프랭크 라이빈스키 선임 투자 전략가는 "지난주까지 나온 주식과 채권의 초기 움직임 중 많은 부분은 연준이 개입해 하방 꼬리 위험을 없앤 결과"라고 말했다.

라보뱅크의 분석가들은 "경제 재개가 모든 것을 망칠 수 있다고 계속 우려하고 있다"며 "제약 완화로 감염률이 다시 높아지고, 결국 통제가 다시 강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네일 셰어링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코로나19 팬데믹의 경제적 충격은 봉쇄가 해제된 이후에도 계속 울릴 것"이라며 "성장률은 제약이 완화하면 반등하겠지만, GDP 수준 자체는 당분간 침체를 유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UBS 글로벌 웰스 매니지먼크의 마크 하펠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통상 침체가 닥쳤을 때 신용과 부양을 억제하는 여러 요인이 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며 "수요 급감, 중앙은행-정부 부양 지원을 한꺼번에 받아본 적이 없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ING 은행 NV의 아이리스 팡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앙은행의 경기부양 정책과 임금 보조 등의 정부 조치들이 시장과 자산 가격 상승을 돕고 있다"며 "그러나 이것이 실물 경제에 도달하는 데는 시간이 걸리고, 소비 증가로 가는 길은 순탄치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이하 미국 동부 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07.277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07.396엔보다 0.119엔(0.11%) 하락했다.

유로화는 달러에 유로당 1.08305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08119달러보다 0.00186달러(0.17%) 올랐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16.18엔을 기록, 전장 116.09엔보다 0.09엔(0.08%) 상승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한 달러 인덱스는 전장보다 0.20% 내린 100.054를 기록했다. 일주일 만에 가장 낮다.

코로나19 봉쇄 완화와 부양책에 경제 회복 기대가 커졌고, 달러는 엔과 유로 등 주요 통화에 내렸다.

일본은행(BOJ)은 국채 매입 한도를 없애고, CP 매입을 확대하는 등 경제를 부양하기 위한 노력을 더 확대했다.

코로나19에 큰 타격을 입었던 이탈리아에서는 일일 사망자나 신규 확진자 수에서 긍정적인 조짐이 나타났다. 또 S&P가 시장 예상과 달리 이탈리아 신용 등급을 'BBB'로 유지한 점 역시 유로 강세에 일조했다.

이탈리아뿐만 아니라 유럽 국가와 미국 일부 주들이 경제 재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BBH의 윈 틴 통화 전략 글로벌 대표는 "재개 계획으로 이번 주를 긍정적인 투자 심리로 시작했다"며 "달러는 하락 압력에 놓였다"고 말했다.

이번 주에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유럽중앙은행(ECB) 등 중앙은행들로 다시 시장의 관심이 쏠리게 됐다.

이미 많은 조치를 발표한 연준은 정책을 보류해 달러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달리 ECB는 정크를 포함한 채권 매입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아 유로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일부 투자자들은 이런 결정이 유럽연합(EU) 국가 간 분열을 더 확대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MUFG 은행의 리 하드만 통화 분석가는 "긍정적인 코로나19 수치, 경제봉쇄 완화 추가 계획 등에 글로벌 위험 심리 개선세가 힘을 얻었다"며 "연준의 빠른 대차대조표 확대가 코로나19 충격을 제한했지만, 달러에는 계속해서 부담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ING의 분석가들은 "연준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유지한다면, 달러는 안전피난처로 수요가 줄어 하락세를 이어갈 수 있다"며 "특히 정책 성명서는 투자심리 회복, 그로 인한 달러 약세를 지지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에 따라 달러-엔이 108선을 대부분 밑돌고, 105선까지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했다.

코메르츠방크의 울리치 루크만 통화 분석가는 "BOJ의 부양책 확대에도 엔이 오른 것은 더 완화적인 조치를 바랐던 시장 실망을 반영한 것"이라며 "수익률 곡선 역전을 피하기 위해 일본은 이미 더 적은 국채를 사 왔던 만큼, 발표된 모든 조치는 아주 약하고 BOJ의 화력은 제한됐다"고 말했다.

그는 "몇십년간 확장적인 통화 정책을 나타낸 만큼 BOJ가 양적, 질적 완화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해도 거기서 더 많은 것을 뽑아내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브룩스 맥도날드의 매튜 캐디 투자 전략가는 "연준과 ECB가 발표한 통화정책 규모를 고려할 때, 여기서 더 긍정적인 놀라움을 주기는 훨씬 더 어렵다"며 "전통적인 통화정책은 18개월에서 24개월 후에 효과를 나타내지만, 지금 당장 계획 실천을 위해 발사할 수 있는 실탄은 정부의 지출과 재정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의 아타나시오스 밤바키디스 G10 외환 전략 글로벌 대표는 "위험 자산에서 나타난 시장 랠리에 약간 우려하고 있다"며 "여전히 리스크 오프에서 달러를 선호한다"고 주장했다.

골드만삭스 역시 "전반적인 달러 약세는 코로나 위기 중간에서 나온 결과일 수 있지만, 지속적인 하락에 필요한 여건은 아직 갖춰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4.16달러(24.6%) 폭락한 12.78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조만간 전 세계 원유 저장 능력이 바닥날 것이란 전망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의 대표적인 원유 허브인 오클라호마 쿠싱 지역의 원유 재고는 지난주에 5천970만 배럴까지 차올랐다. 최대 수용치에 2천500만 배럴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CNBC는 전했다.

골드만삭스는 전 세계 원유 저장 능력이 3~4주 안에 고갈될 것이라고 예상하며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원유 저장 시설이 고갈되면 선물 계약 만기 시점에 또 한 번 극심한 시장 불안이 표출될 것이란 우려가 적지 않다.

지난주 5월물 만기에는 유가가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폭락했던 바 있다.

이런 우려를 반영해 대표적인 원유 선물 상장지수펀드(ETF)가 6월물 계약을 앞서 처분한다고 밝힌 점도 유가 하락 압력을 가중했다.

US오일펀드(USO)는 이날부터 3일간 6월물 WTI 선물을 모두 매각하고 더 긴 월물 계약으로 펀드의 구조를 변경할 것이라고 밝혔다.

USO는 7월물을 30%로 가장 많이 보유하게 된다. 8월과 9월, 10월, 12월 계약을 각각 15% 정도 보유할 예정이다. 내년 6월 만기 물량도 10% 보유한다.

6월물 계약을 만기에 훨씬 앞서 정리하는 것으로, 근월물 불안이 재발할 수 있다는 우려 탓으로 풀이된다.

미 최대 원유 펀드인 USO의 이런 움직임에 6월물 WTI의 하락 압력이 더 가중됐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은 5월부터 하루평균 970만 배럴 규모 감산에 돌입한다. 쿠웨이트 등 일부 산유국은 이보다 일찍 산유량을 줄이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미국에서도 원유 채굴 장비 수가 큰 폭 줄어들고, 셰일 오일 업체들의 파산 소식이 이어지는 등 산유량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하지만 수요가 급감한 만큼 대규모 감산에도 초과 공급 상황은 해소되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원유 저장 공간이 고갈되면 시장의 극심한 불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저장 공간이나 수요 감소 현상이 지속하는 한 유가가 불안정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씨티그룹의 마이클 슈에는 "의미 있는 수요 회복이 없는 한 유가는 반등하지 못할 것"이라면서 "각국이 조심스럽게 전염병 억제 조치를 완화하는 가운데 운전자와 항공사, 제조업 등 최종 소비처에서 석유제품 수요가 회복되는 것을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라이스타드 에너지의 브조르나 톤하구엔 연구원도 "시장은 원유 저장 능력의 문제가 남아 있다는 점을 알고 있으며, 수주 내에 저장 능력의 상단에 도달할 것이란 계산된 경로를 가고 있다"면서 "단기적으로 원유를 저장할 공간이 없으면 유가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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