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성규 기자 = 은행권에 드리운 실적 먹구름이 언제쯤 걷힐지 주목된다.

3분기 실적 성적표는 초라했다. 연이은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예대마진 축소에다 금융당국의 가산금리 제한 움직임, 건설업체의 부도처리 등에 따른 대손충당금 부담 등이 은행권 실적에 발목을 잡았다.

은행권의 4분기 실적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실물 경기 위축에 따라 나쁘면 나빴지 3분기보다 나아질 요인을 찾아보기 힘들다.

▲"은행권 실적 F학점은 아니다" = 은행권은 3분기 실적이 기대 이하지만 그렇다고 최악은 아니라고 31일 밝혔다.

지난해에는 현대건설 매각과 같은 특별이익이 있었기 때문에 지난해와 단순 비교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은행권 올해 3분기 당기순이익은 2조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5% 줄었다.

누적 당기순이익은 7조5천억원으로 같은 기간 40% 가까이 급감했다.

실망스러운 실적이지만 지난해 2분기 발생한 현대건설 주식매각으로 은행권이 3조2천억원의 이익을 거둔것과 같은 1회성 특별요인 없다는 점과 충당금 적립 확대 등의 요인을 제외하면 그렇게 나쁜 성적표는 아니라는 것이다.

순이자마진 축소도 3분기까지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수준이다.

3분기 은행권의 이자이익은 9조5천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 4천억원 줄어드는 데 그쳤다.

문제는 4분기다.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순이자마진 감소가 4분기 들어서 구체화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또 웅진홀딩스의 법정관리 신청에 따른 은행권의 노출액이 2조원 안팎에 이른다는 점도 부담이다. 웅진의 법정관리에 따라 은행권은 4분기 추가 충당금을 쌓아야 한다.

은행권 관계자는 "실물경기가 살아나지 않고, 저금리 기조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은행권의 실적 개선을 얘기하는 것은 시기상조다"며 "그러나 은행권의 실적이 외부에서 우려하는 정도는 아니다"고 말했다.

▲"기본을 다지면서 도약한다" = 은행권은 기본에 충실하면 언젠가는 다시 도약할 수는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희망의 놓지 않고 있다.

당장 수입이 줄었다고 투잡이나 쓰리잡을 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실적 개선을 위해 사업을 다각화한다고 수익성 확보를 장담할 수 없다는 점도 은행권의 일반적인 인식이다.

일단 은행권은 비용절감과 연체율 관리에 내부 역량을 집중해 위기를 극복한다는 계획이다.

KB국민은행의 한 고위 관계자는 "지금 여건이 어렵다고 당장 사업을 다각화해 수익성을 확보하기는 어렵다고 본다"며 "수익 방어를 위해 대출금리를 올리기도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지금은 비용절감이 가장 큰 방법이다"고 말했다.

그는 "경영상 임팩트를 크게 주지 않는 비용들을 대상으로 최대한 줄이는 방향으로 가야 할 것 같다"며 "물건비 관리와 함께 대출 연체관리도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또 교차판매(Cross-Selling) 등 고객관계 강화 및 기반 확대, 외환영업 활성화, 자산관리 역량, 상품개발 능력 제고 등을 통한 수익성 제고 방안도 은행권의 순이자마진 하락을 극복할 요소로 꼽히고 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위기지만 스마트금융의 경쟁력 강화나 해외네트워크 확대 등을 통한 미래성장 역량 확보도 중요 과제다"며 "아울러 조달비용률을 최소화해순이자 스프레드를 확대 등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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