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미래에셋대우의 해외 대체투자건 중 삼키기도, 뱉기도 어려운 '뜨거운 감자'로 꼽혔던 미국 15개 호텔 인수 계약이 해지 국면으로 치달았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 9월 중국 안방보험 소유의 미국 호텔 15개를 약 58억달러(약 7조원)에 인수하기로 했지만, 인수에 따른 실익이 크게 줄었다.

안방보험과 3자 간의 소유권, 상표권 관련 분쟁으로 계약 이행이 어려운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호텔업이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미래에셋대우는 이번 사안의 해법으로 안방보험이 계약의 하자를 제대로 해소하지 못한 점을 이유로 계약을 해지하는 방안을 택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4일 중국 안방보험과 지난해 9월10일 체결한 미국 15개 호텔 매매계약서에 대한 해지 통지서를 매도인 측에 지난 3일 발송했다고 밝혔다.

계약금을 보관하고 있는 에스크로 대리인(Escrow Agent)에게는 계약금 반환 요청서를 전달했다.

안방보험은 2020년 4월 17일에 해당 거래 종결을 희망했으나, 매수인인 부동산펀드 운용사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안방보험의 거래종결 선행조건 미충족 사유를 발견했고, 이에 따라 매도인의 매매계약서 위반상황이 발생했다.

업계에 따르면 안방보험은 계약 초반에 6개 호텔의 등기권과 관련해 미국 5개 주에서 소유권 관련 소송에 휘말린 데 이어 20여개 자산과 관련해 제3자와의 상표권 분쟁을 이어오고 있었다.

부동산 소유권 보호를 위해 등기권 외에 보험사에 권원 보험(Title insurance)을 통해 소유권을 보장받는 미국의 부동산 시스템에서 권원 보험의 권리는 안방보험에 있었다. 소유권 관련 소송에 이어 최근에는 제3자와의 상표권 분쟁에서 제3자가 승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미국 권원 보험사가 해당 소송과 관련된 내용은 미래에셋대우 딜에 미치는 영향을 배제한다고 밝혔다. 사실상 미래에셋대우가 정당한 소유권을 확보할 수 없게 된 셈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매도인 측은 호텔 가치를 손상하는 다양한 부담 사항과 부채를 적시에 공개하지 않았고 면책하지 못했으며, 계약상 요구사항에 따른 정상적인 호텔 운영을 지속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2020년 4월 17일 매도인 측에 계약상 거래 종결 선행조건 미충족의 위반사항을 15일 내 해소하지 않을 경우 매매계약서를 해지할 권리가 발생한다고 통지한 바 있다"고 언급했다.

미래에셋은 "계약서에 따라 15일간 매도인 측의 매매계약에 따른 하자 치유를 기대했으나 매도인(안방보험)의 실질적인 소명 없이 5월 2일 해당 기간이 종료됐다"며 "이에 매수인은 매매계약서에 따른 계약 해지권을 행사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이번 사안에 대한 원만한 해결을 희망하고 있다"며 "하지만 매도인이 이미 소송을 제기하는 등 법적 분쟁화를 하고 있어 이에 대응해 매매계약상 권리로 법적 대응을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미래에셋대우가 에스크로 계좌에 입금한 약 7천억원 규모의 계약금은 소송전이 불가피해졌다.

계약금 반환을 위해서는 안방보험의 계약 관련 과실이 입증돼야 하기 때문이다.

법정 다툼이 길어질 수 있지만, 계약 파기의 원인이 안방보험에 있을 경우라면 계약금은 돌려받을 수 있다.

따라서 이 계약금은 현재는 자산으로 분류되지만 향후 소송 결과에 따라 손실로 확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계약금 회수 및 몰취 가능성 등은 향후 미래에셋대우의 신용등급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로 거론돼 왔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최근 온라인 세미나 Q&A에서 미래에셋대우의 15개 미국 호텔 인수가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현재 안방보험 측은 미래에셋대우에 잔금 지급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고, 미래에셋대우는 안방보험의 선제적 이행 조건 미충족을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현 상황에서 계약 이행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볼 수 있으며, 계약금의 회수 및 몰취 가능성, 실제 인수 완료시 최종 투자부담, 투자자금 회수 계획 등에 대한 모니터링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답변했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계약금 반환과 관련해서는 향후 소송 결과에 따라 손실 여부에 대한 계상이 이뤄질 것"이라며 "한편, 글로벌대체투자 관련해 2년 전부터 글로벌 전략회의를 통해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해왔고, 향후에도 글로벌대체투자와 디지털을 중심으로 성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syjung@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15시 54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