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사업 1조6천360억 적자…화학사업 2015년 4분기 이후 첫 적자

윤활유·석유개발사업 가까스로 흑자…배터리사업 1천49억 적자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SK이노베이션이 국제유가 급락에 따른 정제마진 악화의 '직격탄'에 창사 이래 최악의 적자를 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1분기에 11조1천630억원의 매출과 1조7천752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고 6일 밝혔다.

매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12.64% 줄었고, 영업손익는 적자로 전환했다.

당기손익도 적자로 돌아서 순손실 규모는 1조5천522억원에 달했다.

특히, 영업손실 규모는 지난 2014년 4분기의 4천억원보다 4배 이상 큰 것으로 역대 최대다.

매출 또한 유가하락으로 인한 석유제품 판매단가 하락과 수요 위축에 따른 판매 물량 감소로 분기 매출 기준으로 2017년 2분기의 10조5천413억원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SK이노베이션의 이번 실적은 시장 예상치를 크게 밑돈다.

앞서 연합인포맥스가 최근 1개월간 실적 추정치를 제시한 10개 증권사를 대상으로 컨센서스를 실시한 결과, SK이노베이션은 지난 1분기에 10조6천152억원의 매출과 1조38억원의 영업손실을 냈을 것으로 관측됐다.

SK이노베이션이 최악의 실적을 낸 것은 유가 급락으로 대규모 재고 관련 손실이 발생한데다, 정제마진 악화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수요 부진 등 '3중고'가 겹쳤기 때문이다.

유가 급락으로 인한 재고관련 손실 규모는 올해 1분기에만 9천418억원에 달했다.

항공유와 휘발유 등 상품 가격이 원유 가격보다 낮아지는 역마진 현상이 지속하면서 석유사업에서만 1조6천360억원의 적자를 냈다.

또 환율 강세에 따른 환차손 영향 등으로 2천720억원의 영업외 손실까지 더해져 세전손실은 2조472억원까지 확대됐다.

환차손까지 더하면 4중고에 직면한 것이다.

지난 1962년 정유 사업을 시작한 이후 최악의 경영 환경에 맞닥뜨린 셈이다.

화학사업은 제품 마진이 개선됐음에도 나프타 가격 하락에 따른 재고 손실 영향으로 898억원 영업손실을 냈다.

화학사업의 분기 적자 또한 2015년 4분기 이후 처음이다.

윤활유사업과 석유개발사업은 가까스로 흑자를 거두는 데 성공했다.

SK이노베이션은 윤활유사업에서 289억원을, 석유개발사업에서는 453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최근 방점을 찍고 있는 배터리사업은 운영 효율화 등을 통해 전분기보다 적자가 소폭 줄어든 1천49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소재사업에서는 전기차용 리튬이온배터리 분리막(LiBS) 판매가 늘며 27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 사장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사상 최악의 경영환경에 놓여 있지만, 사업 체질을 개선하고 비즈니스 모델을 혁신하는 기회로 삼아 위기를 극복해 가고 있다"고 말했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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