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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 승계 문제로 법 어기는 일 결코 하지 않겠다"
"제 아이들에게 경영권 물려주지 않을 생각"
"노조문제로 상처입은 모든 분께 진심으로 사과"
(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경영권 승계와 노조 문제 등과 관련해 직접 대국민 사과를 발표하고, 고개를 숙였다.
2015년 6월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로 삼성서울병원의 책임에 대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한 지 5년 만이다.
이 부회장은 이날 오후 서초구 삼성전자 다목적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와 삼성을 둘러싸고 제기되는 많은 논란은 근본적으로 경영권 승계 문제에서 비롯된 게 사실"이라며 "모든 것은 저희의 부족한 때문이며 저의 잘못이다.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는 "그동안 저와 삼성은 승계 문제와 관련해 많은 질책을 받았다"며 "특히 삼성 에버랜드와 삼성SDS건에 대해 비난을 받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자리에서 분명히 약속드린다. 이제 경영권 승계 문제로 더는 논란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 법을 어기는 일은 결코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또 "편법에 기대거나 윤리적으로 지탄받는 일도 하지 않겠다"며 "오로지 회사의 가치를 높이는 일에만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이어 "준법은 결코 타협할 수 없는 가치"라며 "저부터 준법을 거듭 다짐하겠다. 준법이 삼성의 문화로 확고하게 뿌리내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 "저와 관련한 재판이 끝나도 삼성 준법감시위는 독립적인 위치에서 계속 활동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부회장은 추후 경영권 승계 계획과 관련해선 "저는 제 아이들에게 회사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을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오래전부터 마음속에는 두고 있었지만 외부에 밝히는 건 두려웠다"며 "경영환경도 녹록지 않은 데다 저 자신이 제대로 평가받기도 전에 제 이후의 승계를 언급하는 게 무책임한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토로했다.
무노조 경영에 대한 비판에 대해선 "시대 변화에 부응하지 못했다. 최근에는 삼성에버랜드와 삼성전자서비스에서 많은 임직원이 재판받고 있다. 책임을 통감한다"로 말했다.
이어 "그동안 삼성 노조문제로 상처 입은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다시 한번 고개를 숙였다.
이 부회장은 "이제 더는 삼성에서 무노조 경영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며 "노사관계 법령을 철저히 준수하고 노동삼권을 확실히 보장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노사의 화합과 상생을 도모하겠다"며 "그래서 건전한 노사문화가 정착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시민사회와의 소통에 대해 이 부회장은 "시민사회와 언론은 감시와 견제가 그 본연의 역할이며 기업 스스로가 볼 수 없는 허물을 비춰주는 거울"이라며 "외부의 질책과 조언을 열린 자세로 경청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낮은 자세로 먼저 한 걸음 다가서겠다. 우리 사회의 다양한 가치에 귀를 기울이겠다"고 했다.
이 부회장은 "삼성을 둘러싼 환경은 이전과는 완전히 다르다"며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시장의 룰은 급변하고 있다. 위기는 항상 우리 옆에 있고 미래는 예측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삼성전자는 기업 규모나 IT 특성으로 보나 전문성과 통찰력 갖춘 최고 수준의 경영만이 생존을 담보할 수 있다"며 "이것이 제가 가진 절박한 위기의식이다"라고 했다.
그는 "삼성은 앞으로도 성별과 학벌, 국적을 불문하고 훌륭한 인재 모셔와야 한다"며 "그 인재들이 주인의식과 사명감 가지고 치열하게 일하면서 저보다 중요한 위치에서 사업 이끌어가도록 해야 한다. 그것이 저에게 부여된 책임이자 사명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제가 그 역할을 충분히 수행할 때 삼성은 계속 삼성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또 "2014년 (이건희) 회장님이 쓰러지고 난 후 부족하지만 회사를 위해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며 "큰 성과를 거뒀다고 자부하기는 어렵지만 그 과정에서 깨닫고 배운 것도 적지 않다. 미래 비전과 도전의지도 갖게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는 지금 한차원 더 높게 도약하는 새로운 삼성을 꿈꾸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끊임없는 혁신과 기술력으로 가장 잘하는 분야에 집중하면서도 신사업에 과감하게 도전하겠다. 우리 사회가 더 윤택해지도록 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최근 2~3개월간의 전례 없는 위기 상황에서 진정한 국격이 무엇인지 절실히 느꼈다. 기업인의 한 사람으로서 많은 것을 뒤돌아보게 됐고 어깨가 더욱더 무거워졌다"며 "대한민국의 국격에 어울리는 새로운 삼성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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