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변명섭 기자 = 시장 안정을 위해 조성된 채권시장안정펀드에 대한 여신금융업계 반응이 날이 갈수록 냉랭해지고 있다.

7일 여신업계에 따르면 채안펀드는 높은 수준의 금리를 요구하며 신용등급이 'AA-' 등급 이상인 카드사와 캐피탈사에만 지원하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작 자금이 필요한 중소형 캐피탈사에는 적절한 시기에 자금 투입이 되지 않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까지 채안펀드의 여전채 매입 실적은 2건, 600억원 매입에 그쳤다.

금융당국이 제시한 여신전문금융회사채 매입조건 'AA-' 이상 등급은 캐피탈사에는 다소 높은 조건으로 인식된다.

현재 회사채를 발행하는 캐피탈사 가운데 'AA+' 등급은 없고 'AA0' 등급은 현대캐피탈이 유일하다.

'AA-' 등급은 KB캐피탈 등 11곳으로 대부분 금융지주 계열사다.

지난달 가장 먼저 채안펀드의 지원을 받았던 메리츠캐피탈은 'A+' 등급이었지만 금융지주의 보증을 조건으로 한등급 높은 등급으로 채안펀드 지원을 통한 회사채 발행이 가능했다.

회사채를 발행하는 7개 신용카드사(신한, 삼성, KB국민, 현대, 롯데, 우리, 하나카드)는 모두 채안펀드를 통한 여전채 발행 가능 등급에 해당한다.

하지만 굳이 채안펀드의 높은 금리 조건을 받아들이지는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현대카드(AA0)는 지난주 1천100억원 규모(만기 2년6개월)로 회사채를 발행했고 발행금리는 1.738%였다.

이는 발행 전일 민평4사 금리 대비 2.2bp 높은 수준이다.

삼성카드(AA+)도 지난주 300억원 규모(만기 3년)로 회사채를 발행했고 발행금리는 1.731%로 민평4사 금리 대비 0.3bp 낮은 수준에서 조달했다.

채안펀드가 민평4사 금리 대비 5bp이상의 금리 수준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카드사 입장에서는 굳이 시장 조달보다 높은 금리로 채안펀드의 지원을 받을 이유가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문제는 시장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신용도가 낮은 중소형 캐피탈인데 이들에 대한 대책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캐피탈사 한 관계자는 "입찰을 통한 까다로운 금리 조건으로 중소형 캐피탈사는 채안펀드의 지원에서 외면당하고 있다"며 "채안펀드가 실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형사에는 도움이 되는 게 없어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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