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중국의 연중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2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중국 정부가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목표치를 어떻게 제시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지난 1분기 성장률이 -6.8%를 기록하면서 연간 성장률이 2% 안팎에 그칠 것으로 보여 지난해 6% 목표에는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 때문에 중국이 아예 성장률 목표치를 제시하지 않거나 6%보다 더 낮게 제시하는 등 유연하게 나올 수 있다고 전망한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20년까지 10년 사이 GDP를 두배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지만, 목표 달성 시기를 내년으로 늦출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했다.

이를 위해서는 올해 최소한 5.6%의 성장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시 주석은 코로나19에도 중국이 올해 경제 및 사회 발전 목표를 고수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워싱턴 소재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의 니콜라스 라디 연구원은 중국이 GDP 두배 목표의 달성 기한을 2021년 상반기 말로 늦출 수 있다면서 올해 성장률을 둘러싸고는 비관론이 지나친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루이스 퀴즈스 옥스퍼드이코노믹스 아시아 헤드는 중국이 코로나바이러스를 '불가항력'으로 묘사해 올해 목표를 살짝 빗나간 이유를 설명하는 데 동원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95%는 100%에 충분히 가깝다"면서 GDP 두배 목표를 달성하지 못해도 그에 근접했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중국 재정부 연구소 주임을 지낸 바 있는 지아캉은 중국이 2020년 GDP 2배 달성의 데드라인을 1년 늦출 수 있다고 전망했다.

중국 지방정부들은 그러나 이미 높은 수준의 성장률 목표치를 채택하고 있다.

헤이룽장성의 성장률 목표치는 5%로 제시돼 중국의 31개 지방정부 가운데 가장 낮고, 자치구 티베트의 목표치는 9%로 가장 높다.

중국 정부의 GDP 목표치가 중요한 이유는 목표치가 높을수록 이를 달성하기 위한 부양 압박도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것에 있다.

중국은 전인대를 통해 새로운 경제지원 정책을 발표할 수 있지만 아직은 대규모 부채 문제를 우려해 재정 및 통화 부양책은 꺼리고 있다.

만약 중국 정부가 올해 성장률 목표를 제시하지 않으면 이는 1990년대 초 이후 처음 있는 일이 된다.

전략국제연구소의 스캇 케네디 연구원은 중국의 성장률 목표치는 "전적으로 정치적인 것"이라면서 "이것은 스스로 만들어낸 정치적 압력이다. 또한 공산당은 목표치를 달성할 수 없다고 하거나 중요하지 않다고 발표함으로써 그 압박을 없앨 수 있다"고 말했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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