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코스피가 한 달 만에 1,900선을 회복하면서 증권시장안정펀드(이하 증안펀드)가 개점 휴업 상태에 빠졌다.

캐피탈콜(Capital call) 방식으로 투자한 1조원은 현재 머니마켓펀드(MMF) 등 유동성 위주로 자금을 관리 중이다. 추후 상황을 지켜보며 증시가 추가 급락할 경우 시장에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강신우 증안펀드 투자관리위원회 위원장은 8일 연합인포맥스와의 통화에서 "증시가 너무 안정돼서 (증안펀드가 사실상) 할 것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증안펀드가 주식을) 의무로 사야 한다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지난달 캐피탈콜로 모은 1조원은 MMF 등의 유동성으로 운영 중"이라며 "세상에 유동성이 많아서 증안펀드가 움직일 여력이 별로 없다"고 설명했다.

투자관리위원회는 지난달 6일 첫 회의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두차례의 회의를 했다.

최근 코스피지수가 장중 1,950선을 회복하는 등 빠르게 안정되면서 회의에서 특별히 논의할 만한 것이 없었다는 게 강 위원장의 설명이다.

강 위원장은 "얼마 전 개인이 1조7천억원을 사는 등 최근 주식시장에서 개인의 힘이 막강한 것을 보고 놀랐다"며 "제로금리 시대에 금리형 상품은 수익률이 너무 낮고, 부동산으로는 가기 어려우니 개인투자자들의 자금이 주식시장에 몰리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그는 당분간은 시장을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기업들이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을 본격적으로 받는 2분기의 실적이 나온 후에도 주가가 지금과 같이 1,900~2,000선 수준을 유지할지는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가을에 코로나19가 두 번째로 유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등 여전히 불확실성은 크다.

강 위원장은 "만일 시장이 자생적으로 안정이 돼서 증안펀드가 역할이 없다는 결론이 나오면, 출자자 대표들이 모여있는 투자관리위원회에서 결의해서 펀드를 없앨 수는 있다"면서도 "아직 이런 것을 논하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말했다.

그는 "개인적으로는 이렇게 (증안펀드가) 아무 일도 안 하고 끝나면 모두를 위해서 너무 좋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증안펀드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로 주가가 폭락하면서 증권시장 안정화 방안의 일환으로 만들어졌다.

국책은행에서 가장 많은 2조원을 냈고,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 등 각 금융지주에서 1조원씩을 납부했다. 증권사를 포함 금융회사 18곳이 3조원을 납입해 총 10조원을 구성했다.

지난달 일차적으로 집행금액의 10%인 1조원이 한국투자신탁운용 모펀드에 납입됐다.

jykim@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08시 30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