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각국의 이동제한으로 전자업계의 해외 공장 증설이 잇달아 지연되고 있다.

LG디스플레이의 중국 광저우(廣州) 올레드(OLED) 공장 양산이 늦어지고 있고, LG화학의 중국 지리(吉利)차 합작 공장 설립도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중국 톈진(天津)에 올해 하반기 건설을 완료할 예정이었던 삼성전기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 신규 공장 역시 완공이 내년으로 넘어갈 전망이다.

11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지난달 중국 광저우 올레드 패널 공장에 임직원 290여명을 특별 입국시켰다.

올해 1분기 내 양산 준비 목표를 지키지 못했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일정을 앞당겨야 하는 상황이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8월 광저우 올레드 공장을 준공한 후 마지막 품질 안정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초만 해도 같은 해 상반기 중 이를 완료하고 본격적인 가동을 할 예정이었지만, 광저우 올레드 공장의 양산 수율이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인 데 따라 정상적인 생산이 늦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코로나19로 중국 정부가 지난 3월부터 기존 유효한 입국비자나 거류 허가증을 소지한 외국인의 입국을 잠정 중단하면서 LG디스플레이 광저우 올레드 공장에 대한 기술 인력 투입이 늦어졌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달 파견한 임직원들을 통해 올해 2분기 안에는 막바지 조율을 끝내고 광저우 공장에서 올레드 패널을 본격적으로 양산할 계획이다.

LG화학의 중국 지리차 합작 공장도 부지 선정 단계에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당초 LG화학과 지리차는 2019년 말 착공에 들어가 오는 2021년 말까지 전기차 배터리 10GWh의 생산 능력을 갖출 예정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이동이 자유롭지 않은 현지 상황에 따라 추가 지연 가능성이 제기된다.

삼성전기는 최근 중국 톈진에 건설 중인 MLCC 신공장의 하반기 가동이 어렵다고 밝혔다.

삼성전기는 중국 톈진에 MLCC 공장을 가동 중이며 전장용 MLCC 공장을 추가로 건설하고 있다.

이를 통해 현재 한 자릿수 초반대인 전장용 MLCC 매출 비중을 높일 계획이다.

그러나 코로나19에 따른 이동제한으로 건설이 지연되면서 톈진 MLCC 신공장 가동은 내년 이후에 가능할 전망이다.

코로나19에 따른 생산 지연과 이동제한으로 기업들은 진행 중인 투자계획 외의 추가 증설도 쉽지 않아 보인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삼성전자에 EUV 장비를 공급하는 네덜란드 ASML은 올해 1분기 출하 계획 35대 가운데 4대만 출하했으며 코로나19로 세트업과 승인 작업이 지연되고 있다.

중소·중견기업의 해외 공장 증설 지연은 더욱 심각한 상태다.

현지 정부와의 협의로 전세기를 통해 대규모 인력을 파견할 수 있는 대기업과 달리 중소기업은 인력 파견이 쉽지 않다.

정부는 외국인 입국을 금지한 베트남에 지난달 말 한국 중소·중견기업 필수인력 340명을 예외적으로 입국시켰다.

베트남은 지난 3월부터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모든 외국인에 대해 비자 발급을 중단한 상태다.

5G 장비를 생산하는 한 중견기업 관계자는 "중국이나 베트남 입국도 어려운 데다, 도착해서 2주간 자가격리를 해야 하는 데 따라 코로나19 이전 출장 때보다 시간이 훨씬 많이 걸린다"며 "어렵게 직원을 파견한다 해도 한국으로 언제 복귀할 수 있을지 기약이 없는 점도 문제"라고 토로했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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