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윤교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재확산하면서 당초 재택근무에서 정상 근무 체제로 전환을 계획했던 판교 IT기업들이 전전긍긍하고 있다.

임직원의 안전을 위해 지금까지 한 달여간 재택근무를 감수해왔지만, 경영 현안 대응과 신작 출시 일정 등을 맞추기 위해서 재택근무 체제를 지속할 수가 없어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IT 기업들은 재택근무를 기간을 연장했거나, 정상 근무에서 재택근무로의 재돌입을 고심하고 있다.

용인 66번 확진자가 성남 분당에 본사를 둔 티맥스소프트 직원으로 확인돼 거리상 밀접한 판교 테크노밸리 지역이 코로나19 공포에 다시 휩싸이면서다.

네오위즈는 이날부터 오는 15일까지 재택근무에 돌입한다고 전일 오후 사내 공지했다.

네오위즈 측은 "이태원 소재 클럽 관련 이슈로 인해 이번 주 근무 형태를 기존과 동일하게 조직장 재량의 자율적 재택근무로 진행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네오위즈는 지난 8일 같은 빌딩에 입주한 게임업체 직원이 용인 66번 확진자와 접촉한 것으로 알려지자 전 임직원 재택근무를 시행하기도 했다. 이후 해당 직원은 음성 판정을 받았다.

당초 11일부터 정상 근무로의 전환을 계획했던 NHN도 이를 철회하고 오는 22일까지 재택근무를 연장하기로 했다.

회사 측은 "계속해서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임직원 및 가족들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대응책들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외에 가산디지털단지에 위치한 게임빌도 당초 오는 13일부터 정상 근무로 전환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확진자 폭증으로 이날 중 정상 근무 전환 여부를 재검토해 결정할 방침이다.

게임빌은 지난 2월 말부터 전사 재택근무를 시행하다가 지난달 6일부터 50% 수준의 재량형 재택근무제도로 전환해왔다.

앞서 양대 포털 네이버와 카카오도 당초 2개월여간의 재택근무 및 순환 근무를 마무리하고 정상 근무를 실시하고자 했던 계획을 접고 다시 기존의 재택근무 모드에 돌입했다.

그런가 하면 사태를 신중히 지켜보며 기존의 출근제도를 유지하는 회사들도 있다.

넥슨과 엔씨소프트, 크래프톤·펍지 등 주요 게임사들은 상황을 유의 깊게 지켜보며 코로나19 사태에 철저히 대비하겠다는 입장이다.

넥슨은 지난 2월 말부터 전 직원 재택근무를 시행한 이후 주3일 회사 출근과 주 2일 재택근무를 병행하는 출근재택 병행제를 유지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도 앞선 재택근무에서 정상 출근 체제로의 전환을 유지 중이며, 크래프톤과 펍지도 오는 31일까지 일주일에 한 번만 재택근무를 시행하는 주 1회 순환 재택근무를 유지할 계획이다.

이들 회사를 비롯, 출근제 변동과 관련해 별다른 지침이 내려오지 않은 게임사가 상당수다.

코로나19로 인해 연례행사 개최나 개발 일정 등에 더는 차질을 빚을 수 없다는 부담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게임사들은 지난 2월부터 일찌감치 재택근무에 돌입해 임직원을 보호하고 개발 일정이 뒤로 밀리지 않도록 대응해왔지만, 그럼에도 개발 일정이 다소 지연되는 것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이면서다.

캐릭터 음성 더빙이나 원화 작업은 다른 작업에 비해 큰 차질을 빚을 분야로 꼽힌다.

캐릭터 음성 더빙은 좁은 공간에서 성우가 큰 목소리로 연기를 해야 하는 특성상 비말 감염 우려가 높다.

원화 작업도 좁은 공간에서 다수의 인원이 작업을 처리하는 경우가 많아 코로나19 확산에 취약하다.

강력한 봉쇄령을 시행 중인 해외의 게임사와 공동 작업을 진행 중인 경우에도 출시일 연기가 불가피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재택근무 방침으로 게임 제작 일정에 다소 차질이 빚어진 것은 사실"이라며 "그간 재택근무를 한 달여 이상 실시한 것도 기업으로서는 큰 희생을 감수한 것이라 할 수 있다"고 전했다.

yg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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