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윤구 기자 = 보험사의 증권시장안정펀드(이하 증안펀드) 참여를 위해 위험계수 하향 조정 등이 이뤄졌지만, 추가 투자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9일 설정된 증안펀드에는 생명보험업권과 손해보험업권이 8천500억원과 4천500억원 등 총 1조3천억원을 출자했다.

삼성생명이 4천400억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한화생명 1천850억원, 교보생명 1천650억원, 미래에셋생명 600억원이었다. 삼성화재와 현대해상은 1천950억원과 1천50억원을, DB손해보험과 메리츠화재는 1천억원과 500억원을 투자했다.

금융당국은 보험사의 증안펀드 참여를 위해 자본규제를 완화해줬다. 보험사가 증안펀드에 투자하는 경우 위험계수를 일반 주식 대비 낮은 6%로 적용한 것이다.

증안펀드가 증권시장 안정을 위해 정책적으로 운영하는 펀드로 지수상품에 투자하는 특수성을 고려한 조치였다.

증안펀드는 투자 대상을 확정한 뒤 실제 투자를 집행할 때 필요한 자금을 납입하는 캐피털 콜(capital call)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한다. 5대 금융지주사와 24개 기관이 출자자로 참여했으며 총 10조원 규모다. 최초 투자 후 1년간 유지하며 최대 3년까지 운용된다.

그러나 코스피가 한 달 만에 1,900선을 회복하면서 증언펀드는 개점 휴업 상태에 놓였다.

이에 보험사 입장에서는 위험계수 하향조정에도 불구하고 증안펀드에 더 들어갈 이유가 없는 상황이다.

2023년 새로운 국제보험회계기준(IFRS17) 시행을 앞둔 보험사의 경우 자본 규제에 민감하다.

IFRS17의 핵심은 보험 부채 평가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바꾸는 것으로 금융당국은 이에 맞춰 신지급여력제도(K-ICS)를 마련하고 있다.

K-ICS도 자산·부채를 시가 평가하고 국제기구·유럽의 자본 건전성 개선 내용을 반영해 보험사의 리스크 관리 수준을 강화하기 위해 도입된다.

가용자본인 금융자산과 대출채권, 부동산, 보험·금융부채 등이 모두 시가 평가된다. 요구자본의 경우 보험계약과 자산운용으로 발생하는 리스크를 측정하되 자산·부채에 충격 시나리오와 위험계수 등을 적용해 향후 1년간 손실발생 가능액으로 산출한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K-ICS 2.0에 대한 계량 영향분석을 진행하고 개선방안을 검토해 올해 재수정(3.0)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보험사의 한 관계자는 "주가가 예상보다 빨리 올라 증안펀드 콜이 많지 않은 상황"이라며 "매입지수도 낮아 수익을 기대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금융당국에서 증안펀드를 주도해 주요 보험사들이 참여한 것으로 보인다"며 "위험계수 하향 조정 메리트가 크지 않아 추가 투자는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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