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인천공항공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직격탄을 맞은 면세점에 대한 임대료 추가 감면책을 내놓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인천공항공사는 그동안 임대료 추가 감면 불가 입장을 고수해왔으나, 최근 경영난으로 면세점들이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신규 사업권을 연이어 포기하는 등 상황이 달라지자 태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구본환 인천공항공사 사장은 오는 15일 롯데·신라·신세계 등 면세점업계와 간담회를 갖는다.

이날 간담회에는 이갑 롯데면세점 대표와 한인규 호텔신라 TR부문장, 손영식 신세계디에프 대표 등 면세점 빅3 CEO들도 모두 참석할 계획이다.

당초 지난 8일 예정됐던 이 간담회는 인천공항공사 측의 요청으로 돌연 연기됐다.

코로나19 영향이 가시화된 지난 3월부터 수차례 간담회를 열었으나 면세점 지원 방안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했던 만큼, 인천공항공사 측은 간담회 일정이 연기된 일주일 동안 추가 지원을 심도 있게 고민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인천공항공사기 내놓은 감면 대책은 입점 면세점의 임대료를 6개월간(3~8월) 20% 인하하는 게 전부다.

임대료 감면 혜택을 받을 시 내년 9%까지 예상되는 임대료 할인은 기간에 6개월간 포기하라는 단서를 달았다.

거기에다 연간 임대료의 기준이 되는 전년도 여객 수를 계산할 때 코로나19에 따른 공항 셧다운 기간은 제외키로 하면서 갈등은 증폭됐다.

인천공항에 입점한 대기업 3사가 매출과 관계없이 내야 하는 월 임대료는 롯데 200억원, 신라 240억원, 신세계 360억원이다.

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면세점 매출액은 1조87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반 토막 났다.

호텔신라는 올 1분기 영업손실이 490억원에 달하며 20년 만에 첫 분기 적자를 냈다. 신세계면세점을 운영하는 신세계디에프도 1분기 324억원의 영업손실로 전년대비 적자 전환했다.

오는 15일 실적 공개를 앞둔 롯데면세점도 적자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중소·중견 면세점은 물론 대기업 면세점까지 적자가 수백억 원 쌓이면서 임대료를 감당할 수 없게 되자, 롯데·신라 면세점은 제1여객터미널 면세사업자 선정 입찰에서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을 포기하는 초강수를 뒀다.

시티플러스, 그랜드 등 중소업체들도 잇따라 사업권을 내놓는 상황에 이르자 인천공항 측도 입장 변화가 감지됐다.

인천공항공사는 사업자를 재선정해야 하지만 마땅한 후보가 없는 상황이다. 결국 임대료 인하 등 면세점 사업권 계약 조건을 변경하지 않는 이상 이들 업체가 포기한 면세점 구역은 빈자리가 될 가능성이 높다.

구 사장은 지난달 말 면세점 대표들에게 "한배를 탄 공동체다"라면서 실질적 도움이 되도록 추가 지원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면세점 업계는 인천공항공사가 소통을 위해 한발짝 다가선 것은 맞지만, 어느 정도 현실적인 지원책을 내놓을지 반신반의하고 있다.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양측 모두 절박한 입장이기 때문에 고통 분담 차원에서 이전보다 진전된 대화가 오갈 것으로 기대한다"면서도 "인천공항공사 이익의 60%를 차지하는 임대료 감면을 파격적으로 결정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여 진정성은 더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h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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