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금융당국과 카드 사간 잡고 잡히는 두더지 게임이 한창이다.

금융당국은 금융위원장까지 나서서 재난지원금에 대한 무리한 마케팅을 자제하라고 나섰고 카드사들은 시장점유율을 높여보겠다고 벼르고 있어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

마치 튀어나오는 두더지를 잡는 게임처럼 카드사는 돌발적으로 마케팅을 벌이고 금융위원회는 언제 나올지 모를 카드사 마케팅을 즉각 중지시키고 있다.

금융당국과 카드사 간 갈등의 주요 요인은 건전성을 지키려는 쪽과 고객을 잡으려는 쪽의 이해관계가 상충하고 있어서다.

카드사는 세대당 최대 100만원을 지급하는 정부의 재난지원금을 기회로 보고 있다.

소비 진작을 하려는 정부의 의중에 적극적으로 부합하면서 자사의 카드로 매출이 일어나면 시장점유율에서 조금이나마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이다.

반대로 금융당국은 정부가 소득재분배를 하는 과정에서 카드사들이 이를 마케팅으로 악용해 스스로 건전성을 갈아먹는 행위를 두고 볼 수 없다는 쪽이다.

서로의 입장이 다르다 보니 카드사는 돌발적인 이벤트를 감행했다 취소되는 일이 계속되고 있다.

재난지원금 신청이 시작된 지난 11일 이후 일부 카드사가 1만원 캐시백 이벤트를 계획했다 취소했고 정기적으로 하던 이벤트에 재난지원금 사용분을 활용하려는 카드사도 이를 중단했다.

현재는 삼성카드와 우리카드만이 사전 문자 공지를 이유로 경품 이벤트를 진행하는 상황이다.

카드사들이 마케팅하려는 낌새만 보여도 금융위원회는 이를 즉각 막아서며 수습에 나서고 있는 모습이 역력하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마케팅이 돌발적으로 계속 나오고 있는데 이를 즉각 중단시키는 게 쉽지는 않지만 노력하고 있다"며 "재난지원금 지급은 엄연히 국가사업인데 이를 카드사의 제로섬 마케팅 싸움으로 놔둘 수 없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대형마트보다는 수수료가 낮은 영세가맹점을 중심으로 주로 사용되는 재난지원금을 무리한 마케팅으로 유치한 카드사는 역마진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현재 신용카드 수수료 기준으로 연간매출 3억원 이하는 0.8%, 3~5억원 1.3%, 5~10억원은 1.4%에 불과하다.

카드사는 재난지원금을 신청하려는 고객들이 혜택이 전혀 없어 아쉬워한다고 전했다.

카드사 한 관계자는 "고객센터에서도 그렇고 여러 경로를 통해 재난지원금을 신청하려는데 아무런 혜택이 없느냐는 문의가 많다"며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고객들에게 혜택을 돌려주려는 선의를 금융당국이 외면하는 것은 아닌지 아쉽다"고 말했다.(자산운용부 변명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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