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기자 = 서울 채권시장에서 통화정책에 민감한 단기물이 역대 최저치를 경신하면서 채권시장 전반의 강세장을 주도하고 있다.

초장기물까지 일부 강세가 전이되는 가운데 초장기물 실수요가 탄탄해 발행시장과 유통시장에서 모두 강세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3일 연합인포맥스 최종호가 수익률에 따르면 전일 국고채 30년물은 2.6bp 내린 1.546%에 거래됐다. 이는 월초 대비 9.9bp 하락한 수준이다.

월초와 비교해 국고 10년물 대비 스프레드도 2.4bp 축소한 12.2bp를 기록해 초장기물은 견조한 모습을 나타냈다.



<국고채 30년물(적색)과 10년물(흑색) 금리 추이>



시장참가자들은 지난달 국고 30년물 입찰 이후에도 초장기물 특수채 입찰 등에서 실수요 위주로 매수가 꾸준하게 유입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보험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최근 초장기물 수요가 강하게 느껴진다"며 "국고 30년 대비 특수채 스프레드가 11.7~11.8bp 사이에 머물러 있지만, 입찰이나 유통시장에서는 지표 대비 언더로 거래되며 대형 보험사가 물량을 가져가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최근에 4월 29일 한국토지주택공사가 발행한 AAA 등급 특수채 30년물은 민평금리 대비 3bp 낮은 수준에 강하게 낙찰됐다. 발행량도 예정된 1천억 원에서 1천500억 원으로 증액됐다.

이밖에 지난 4월 24일 주택저당증권(MBS) 입찰에서도 장기물 금리는 실링 대비 강하게 낙찰됐다. 만기가 10년, 15년과 20년 구간에서 MBS 낙찰금리는 실링보다 11~18bp 낮게 형성했다.

지난주에 이어 채권시장 전반에서 금리 하락세가 두드러지며 초장기물 주요 투자자인 장기투자기관(장투기관) 입장에서는 단기적으로 매수하기 나쁘지 않다는 반응이 나온다.

특히 지난번 국고 30년물 입찰에서 낙찰받지 못한 경우에는 아쉬움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낙찰금리(1.690%) 대비 전일 30년물 금리는 14.4bp 내린 상황이다.

다른 보험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국고 30년물 옵션 물량에도 장이 밀리지 않았다"며 "지금 1.55%대가 애매하긴 하지만 금리가 더 내려갈 거란 기대가 있다"고 말했다.

국내 고용지표 부진과 함께 오는 주말에 발표되는 미 4월 소매판매 지표 등이 악화할 거란 전망은 추가 금리 하락 재료로 꼽혔다.

미국의 3월 소매 판매는 전월 대비 8.7% 급감해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후 가장 큰 낙폭을 기록한 바 있다. 코로나19에 대응한 미국의 봉쇄 정책이 3월 중순 이후 본격화한 만큼 4월 지표는 더 나빠질 것이란 불안감이 크다.

한편 계절적으로 하반기로 갈수록 발행량이 줄면서 초장기 구간 스프레드가 좁혀지는 경향이 있지만, 올해는 수급 관련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만큼 강세를 제약할 거란 의견도 있었다.

증권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올해는 하반기에 국채 공급량이 얼마나 늘지 모른다"며 "초장기물은 연초부터 1.70%를 상단으로 금리가 내려오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단기 구간 금리가 사상 최저로 내려오다 보니 뒷단도 따라서 강해진 측면이 있다"며 "국고 30년물 옵션 행사로 인한 이익이 크지 않았다는 뉴스가 보여주듯 초장기물 강세는 제한적"이라고 덧붙였다.

ybn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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