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이마트의 주요 사업과 연결 자회사들의 실적이 뚜렷하게 갈렸다.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와 언택트(비대면) 문화 확산 등이 기존의 생활패턴을 확 바꾸면서 온라인몰 SSG닷컴(쓱닷컴)과 트레이더스 등 전문점은 수혜를 본 반면에 외식과 호텔사업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이마트가 13일 발표한 실적을 보면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은 484억원으로 전년대비 34.8% 감소했지만, 전분기 기준으로는 100억원 영업손실에서 흑자 전환했다.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13.6% 늘어난 5조2천108억원이었다.

이마트는 별도 기준으로도 854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면서 전분기 214억원 영업손실에서 흑자 전환했다.

코로나19에 따른 외출 자제와 사회적 거리두기에도 집밥 수요가 증가하고 사재기 현상까지 겹치면서 우려보다 양호한 성적을 냈다.

이마트는 올 초까지만 해도 실적 악화에 시달렸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70% 가까이 급감한 상황에서 올해 들어 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간 점포 임시휴업이 잇따르면서 '1분기 장사는 접었다'는 말까지 나왔다.

실제 이마트는 1분기에 코로나19 확진자 방문으로 전국 40개에 가까운 점포가 방역을 위해 2~3일씩 문을 닫으면서 정상적인 영업이 불가능했다.

오프라인 중 창고형 할인매장인 트레이더스는 전년 대비 매출이 21.8%, 영업이익은 22.4% 증가했다.

생필품을 찾는 수요가 일반 할인점보다 창고형 마트의 대량구매에 더욱 집중됐던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점이 코로나19로 비상이 걸린 상황에 오히려 강점이 됐다는 분석이다.

트레이더스는 지난해 서울 첫 점포인 월계점을 비롯해 스타필드시티 부천점 등 공격적으로 점포를 확장하는 등 이마트가 신성장동력으로 키우고 있다. 올 하반기 안성점까지 오픈하면 추가 성장이 기대된다.

노브랜드 전문점 역시 2015년 사업을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올해 1분기 25억원 흑자를 거뒀다.

이마트가 지난해부터 진행하고 있는 전문점 구조조정 효과다. 이마트는 삐에로쇼핑 등 수익이 안 나는 사업을 접고 노브랜드, 일렉트로마트 등 성장성이 큰 사업 부문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언택트 문화 확산으로 SSG닷컴이 가장 큰 수혜를 입었다.

SSG닷컴 올해 1분기 매출액은 9천1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3% 증가했다.

영업적자는 197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 이후 3분기 만에 100억원대 적자로 적자 폭을 줄였다.

SSG닷컴은 코로나19로 온라인 주문이 폭증하자 물량을 대폭 확대하며 수요에 발빠르게 대응했다.

SSG닷컴은 2024년까지 네오 7곳을 추가 오픈한다는 계획이다.

반면,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자회사들은 실적 부진의 늪에 빠졌다.

신세계조선호텔은 코로나19로 투숙객이 급감하면서 올 1분기 148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해 전년 동기(영업손실 56억원)보다 적자 폭이 커졌다.

상황이 악화하자 지난달부터 단축영업과 유급휴직 등을 통해 판매관리비를 줄이려 노력했지만 영업손실 폭을 만회하기는 역부족이었다.

신세계조선호텔은 코로나19 사태가 확산하기 이번부터 수익성 악화를 겪으면서 수년째 적자 기조를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

신세계푸드는 외식사업과 학교 단체급식 매출이 급감하면서 40억원 영업손실을 기록, 적자로 전환했다.

지난해 제이원 소주 매각과 구조조정 등을 통해 반등을 노렸지만 코로나19라는 변수를 만나면서 다시 고꾸라졌다.

이마트가 지분 50%를 가지고 있는 스타벅스도 코로나19에 발목 잡혔다.

스타벅스는 올 1분기 매출이 4천54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소폭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347억원에서 263억원으로 감소했다.

스타벅스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감소한 건 2015년 이후 처음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자회사 간 희비가 갈렸기 때문에 마냥 선방했다고 안심할 수 없을 것"이라며 "코로나19가 일상생활 자체를 변화시켰기 때문에 이번 실적이 더 의미 있다"고 말했다.

h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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