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 "2미터씩 떨어져 앉으세요"

지난 13일 서울 강동구 NH농협은행 서울영업본부 2층 대강당. 석 달 만에 재개된 6급 신입직원 채용 현장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오랜 시간 면접전형을 기다려온 예비 농협은행원들과 함께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방역에 신중을 가한 농협은행 직원들의 분위기가 물씬 느껴졌다.

이태원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재확산 조짐이 감지되고 있으나, 은행들은 채용 일정을 미루는 대신 방역에 힘쓰는 모습이다.

농협은행은 중앙방역대책본부 시험 방역관리지침에서 원칙으로 하는 화상면접이 아닌 대면면접을 선택했다. 대신 방역을 위해 면접장을 총 14개로 분산했다. 면접응시자 대기 장소도 300여명이 들어갈 수 있는 널찍한 곳으로 잡았다. 분리된 면접 대기장을 마련해놓기도 했다.

검정 면접 정장을 입고 머리를 말끔히 올린 응시자들이 면접 대기장소에서 KF94 보건용 마스크를 끼고 좌우 앞뒤로 두 칸씩 멀찍이 떨어져 앉은 모습은 코로나19가 가져온 생경한 장면이었다. 면접 감독관들도 마스크와 장갑으로 무장했다.

농협은행은 이날 열화상 카메라와 비접촉식·고막 체온계를 준비해 발열과 호흡기 증상을 확인하기도 했다.

면접장에 들어가선 면접자 자리마다 설치된 1인용 아크릴 가림판을 사이에 두고 앉았다. 면접자와 면접관의 대화는 마스크를 쓴 채 이어졌다. 이들이 마스크를 벗은 건 본인 확인할 때뿐이었다.





산업은행과 기업은행도 예정된 필기시험을 그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산업은행은 오는 16일 필기시험을 치른다. 50명 채용을 위해 1천여명이 필기시험을 보러 온다. 오는 6월 면접을 거쳐 7월 중 최종 합격자가 나온다.

산은은 서울 경기고를 빌려 시험을 치르고 오전과 오후로 시간을 나눠서 최대한 지원자를 분산할 예정이다. 시험장을 들어갈 때 최대한 동선을 겹치지 않도록 하고 시험장 내에서도 충분한 간격을 유지하도록 할 방침이다.

사전에는 중앙방역대책본부에 응시자 명단을 넘겨 정부가 증빙하는 공식적인 자가격리자나 확진자의 경우 응시를 제한하기로 했다. 해당 지원자는 다음 채용 때 서류전형을 면제해 바로 필기시험을 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기업은행은 약 1만2천500여명을 대상으로 오는 6월 13일 필기시험을 진행한다. 서울과 지역 4곳으로 장소를 분산했다. 6월 말~7월 초 IBK기흥연수원에서 실기시험을 거쳐 7월 중 IBK본점에서 면접을 볼 예정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손소독제 배치랑 마스크 착용을 기본으로 하고 기존보다 한 교실에 들어가는 응시자 수를 줄일 예정"이라며 "보안문제를 고려해 시간을 오전과 오후로 분산할 계획은 없고 차라리 장소를 더 많이 섭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올해 여름 인턴채용을 앞두고 예정됐던 오프라인 채용설명회를 취소했다. 원래는 한국외국어대학교를 시작으로 서울 소재 대학 6곳에서 오프라인 채용설명회를 열 예정이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모든 오프라인 채용설명회 일정이 취소됐다"며 "채용 관련 궁금한 내용을 설명하는 영상을 찍은 상태이며 해당 영상은 채용 사이트 팝업창을 통해 시청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정책금융부 송하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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