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전소영 기자 = 한국은행이 지난해 말 공개했던 스트레스테스트 결과가 새삼 주목받고 있다.

실물 부문과 금융 부문 충격이 거의 동시에 발생하는 상황을 가정한 스트레스테스트에서 일부 저축은행과 증권회사의 부실이 확대될 것이라고 내린 결론이 적중했기 때문이다.

1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한은은 지난해 12월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올해 경제성장률(GDP)이 마이너스(-) 1.6%까지 하락하고 주가가 고점 대비 38.5%, 환율이 33% 상승할 경우 일부 저축은행과 증권사의 자본 비율이 자본 적정성 기준에 미달할 것으로 분석했다.

한은은 당시 현재 금융여건에서 발생 가능한 미래 GDP 성장률 중 하위 2.5%에 해당하는 성장률 GaR(Growth-at-Risk) 2.5%를 토대로 분석했다.

작년 11월 한은은 2019년~2021년 성장률을 각각 2.0%, 2.3%, 2.4%로 예상했었다.

보고서가 발간됐던 작년 말까지만 해도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을 한 기관이 없었다. 스트레스테스트 결과는 단지 하나의 극단적 시나리오에 불과했다.

한은이 가정했던 무역 분쟁은 아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실물 부문과 금융 부문 충격이 동시에 발생하면서 극단적 시나리오가 현실이 됐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한국 성장률을 -1.2%로 제시했다. IMF가 활용하고 있는 GaR 5.0%인 -1.1%에 근접한 수준으로, IMF도 테일리스크가 현실화했다고 본 셈이다.

















한은 스트레스테스트 결과 증권사의 자본 비율이 테스트 기간인 2019년 2분기 말부터 2021년 2분기까지 158.5%포인트 급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월 2,277.23포인트였던 코스피지수는 3월 19일 1천439.43까지 빠지는 등 큰 폭으로 하락했다. 미국 다우지수도 올해 2월 3만선 부근까지 올랐다가 1만8천선까지 빠졌다.

주가 급락에 따른 주가연계증권(ELS) 자체 헤지의 증거금 부족 등으로 증권사들은 유동성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한은이 당시 주가 하락에 따른 시장 손실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었는데, 그 우려가 현실이 됐다.

한은은 증권회사 다음으로 카드사의 자본 비율 하락 폭이 클 것으로 예상했다. 수수료 손익 감소 등으로 자본 비율이 4.5%포인트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봤다.

한은 관계자는 "스트레스테스트는 정책이 투입되지 않는 것으로 가정했기 때문에 분석보다는 괜찮은 상황이다"며 "실물지표는 기업과 소비자가 활동을 해야 개선되기 때문에 실물 복원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syj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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