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신세계·현대 1분기 영업익 80% 넘게 급감

백화점·면세점 정상영업 불가…2분기 전망도 '우울'



(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직격탄을 맞은 대형 유통업체들이 올해 1분기에 잇따라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외출 자제로 사람이 많이 모이는 백화점과 오프라인 마트 점포를 찾는 발길이 끊겼고, 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간 점포들이 잦은 휴점으로 정상적인 영업이 불가능했다.

여기에 면세점 사업을 함께 영위하고 있는 유통기업들은 이중고를 겪으면서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1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신세계·현대백화점그룹의 1분기 영업이익은 703억원으로 1년 전의 3천900억원과 비교해 81.9% 급감했다.

3개 유통기업 실적을 다 합쳐도 지난해 같은 기간 1개 기업이 올린 영업이익 보다 적었다.

신세계는 97% 급감한 33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면서 간신히 적자 위기를 벗어났고, 현대백화점과 롯데쇼핑도 각각 80.2%와 74.6%씩 영업이익이 급감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소비 심리가 위축된 것이 실적에 그대로 반영됐다.

사업 부문별로 보면 백화점의 타격이 컸다.

고객들이 다중이용시설을 꺼린 데다, 코로나19 확진자 방문으로 점포 문을 수시로 닫았다. 마트처럼 온라인몰을 통한 수혜도 없었기 때문이다.

신세계백화점 매출은 3천311억 원으로 1년전보다 11.7% 줄었고, 영업이익은 226억 원으로 57.7% 감소했다.

작년 신세계 강남점이 국내 처음으로 연 매출 2조원을 넘기는 등 백화점 실적은 명품을 중심으로 고공 행진했지만, 코로나19 앞에 무릎을 꿇었다.

식품, 아동, 잡화, 여성·남성복 매출이 모두 20% 이상 빠졌다.

롯데백화점도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1.5% 감소한 6천63억원, 영업이익은 82.1% 급감한 285억원에 그쳤다.

국내는 물론 해외 백화점 역시 코로나19로 인한 집객 감소 및 휴점, 중국 선양점 영업종료의 영향으로 매출이 37.6% 감소했다.

현대백화점도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7.7% 감소한 3천926억원에 그쳤고, 영업이익은 342억원으로 65.3%나 급감했다.

코로나19로 전반적인 영업환경이 악화하면서 매출이 감소했지만, 고정비 부담은 늘어나면서 영업이익을 낼 수 없었다.

국제선 운항이 사실상 전면 중단되면서 면세점 사업을 함께 영위하고 있는 신세계와 현대백화점은 실적 감소폭이 더 컸다.

코로나19로 외국인 관광객 발길이 끊기고 각국의 한국발 입국 금지·제한 조치로 국제선 여객 수가 90% 이상 줄어들면서 2개월 이상 개점 휴업 상태를 이어갔다.

신세계면세점을 운영하는 신세계디에프는 1분기 324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매출도 4천889억원으로 30.5% 감소했다

현대백화점면세점도 전년 동기 236억원 영업손실에서 매 분기 손실 폭을 축소해 왔지만, 올 1분기 코로나19 영향으로 다시 손실이 확대되며 194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올 2분기도 유통업계가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백화점 영업은 4월을 저점으로 점차 회복하겠지만 면세점은 입국 금지와 자가격리 의무와 조치 등으로 실적 타격이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남성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내 해외 유입 검역 강화 조치에 따라 면세점 방문객 수가 크게 감소했고 백화점 방문객 수 회복 역시 더디게 이뤄지고 있어 2분기에도 백화점들의 실적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은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영업환경이 바닥은 지났지만, 면세 부문 실적은 아직 불확실성이 높다"면서 "중국 보따리상 규제 완화가 5~6월부터 실적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이며 하반기부터 성장세로 전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h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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