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의 고강도 ETF·ETN 대책, 왜 나왔나
당국의 고강도 ETF·ETN 대책, 왜 나왔나
  • 김지연 기자
  • 승인 2020.05.17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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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금융당국이 상장지수펀드(ETF)와 상장지수증권(ETN) 투자와 관련 고강도 규제정책을 내놓으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금융위원회는 17일 'ETF·ETN시장 건전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고위험의 레버리지 ETF·ETN 상품에 대해 기본 예탁금 1천만원 도입과 차입 투자 제한, ETN에 대한 액면병합 허용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당국이 이 같은 고강도 대책을 발표한 것은 최근 레버리지 ETF·ETN 등 고위험 상품으로의 쏠림 현상이 과도하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최근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발 불확실성 등으로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ETN와 ETF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2배 이상 급증했다.

지난해까지 ETF와 ETN의 일평균 거래 대금은 각각 1조3천억원, 200억원 수준이었다.

그러나 연초 이후 지난 7일까지 ETF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4조1천억원, ETN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1천500억원대까지 증가했다.

특히 이중 레버리지 상품의 거래대금이 급격하게 늘어났다. 지난해 레버리지 ETF의 일평균거래대금은 약 5천700억원에서 연초 이후 지난 7일까지 2조5천억원으로 증가했다.

레버리지 ETN의 경우도 같은 기간 일평균 거래대금이 146억원에서 1천400억원대로 늘었다.

국제유가가 급락하면서 원유 ETN으로의 투기 수요 쏠림이 심했다. 원자재 등 틈새 상품 중심의 ETN 시장에서는 레버리지와 인버스 레버리지상품이 거래 규모의 대부분(96.6%)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투기 수요가 쏠리면서 시장의 문제점들도 수면 위로 드러났다.

우선, 기초지식이 없는 신규 투자자의 진입이 급증했으나 이런 무분별한 투기 수요를 차단할 만한 장치가 미흡했다.

또 ETN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증가했지만, 증권사들이 ETN 신규 물량을 적시에 공급하지 못하면서 가격이 폭등하고, 상품의 괴리율이 천정부지로 높아지는 일이 발생했다.

지난 12일 기준 원유레버리지 ETN 4개 회사의 괴리율은 대부분 200%를 웃돌았다. 즉, 상품의 거래 가격이 실제 가치의 2배를 넘어선 것이다.

증권사별 ETN 괴리율은 각각 삼성증권이 289.6%, NH투자증권이 282.5%, 신한금융투자가 212.4%, 미래에셋대우가 93.3%였다.

이 경우 괴리율이 정상화되면 기초자산인 유가가 반등하더라도 이를 추종하는 원유 ETN은 오히려 가격이 급락하는 현상이 발생해 투자자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투자자에게 신중하게 투자할 수 있도록 부여한 증권신고서 효력 발생 기간 15일 등 일부 투자자 보호 규제가 신규 ETN의 적시 공급을 오히려 저해한 것으로 분석됐다.

자진 상장폐지 등 긴급 상황에서의 시장 관리 수단이 없었고, 상품 다양성이 부족해 특정 종목으로 투자 수요가 집중되는 등의 문제점도 발견됐다.

김정각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정책관은 "최근 코로나 위기에 따른 자본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레버리지 ETF, ETN으로 과도한 쏠림현상이 발생했다"며 "그동안 증권사, 한국거래소, 금융감독원의 투자 경고, 거래정지 등의 조치에도 투기수요가 진정되지 않고 있음에 따라 과도한 투기수요를 억제하고 시장관리를 효율화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게 되었다"고 대책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ETF와 ETN 시장의 과도한 투기적 수요를 억제하고 특정상품 쏠림 현황을 완화하여 ETF와 ETN을 건전한 자산관리시장으로 육성하겠다"고 강조했다.

jy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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