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홍경표 윤시윤 기자 = 국민연금이 해외 금융기관 본점과도 외환거래를 진행할 수 있게 되면서 시장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민연금 입장에서는 외환 거래 기관 확대로 거래 풀을 다각화할 수 있으나, 국내 은행과 해외의 국내 지점과의 거래를 점차 축소해 국내 시장이 위축되고 일부 고용 위기도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단기자금과 장외파생상품, 외환 거래 금융기관으로 해외신용등급이 'A-' 이상인 외국금융기관의 본점 및 해외지점을 추가했다.

기존에는 국내 은행과 농협, 산업은행, 기업은행, 외국 금융기관의 국내 지점과만 거래할 수 있게 됐으나 이를 외국 금융기관 본점까지 확대한 것이다.

외국 금융기관은 국내 지점이 없더라도 국민연금과 장외파생상품과 외환 거래 등을 진행할 수 있어 국민연금의 외환 해외 '직구' 시대가 열리게 됐다.

국민연금이 외환 거래 직구에 나선 이유는 국민연금 해외 투자가 날이 갈수록 늘고 있기 때문이다.

보유 해외 자산이 불어나면서 가지고 있는 달러나 외화 자산 유동화를 통해 곧바로 다른 외화 자산을 구매해야 하는 경우가 늘어, 외국 금융기관과의 직접 거래가 필수가 되고 있다.

또 외환 거래뿐만 아니라 단기자금, 장외파생상품도 본점과의 직접 거래가 가능해져 투자 기회 확대와 수수료 절감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반면 국민연금의 외환 해외 직구가 국내 외환시장 참가자들에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국민연금이 국내 금융기관 등과의 거래를 축소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벌써 고개를 들고 있다.

한 외국계 은행 외환딜러는 "국내에서 중계 업무를 하던 브로커들의 입장에선 수익이 줄고 비드·오퍼 수요가 줄어들 테니 고용 위기감이 들 수도 있는 문제"라며 "한국에 지점이 있는 해외 본사와 거래한다는 단서라도 있다면 국민연금과 같은 대형 고객과 거래하기 위해 지점을 개설할 유인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와 공공기관 등에서 해외 금융기관을 국내로 유치하려고 하는 중인데, 국민연금이 해외 금융기관의 국내 지점과의 거래보다는 본점과의 거래에 나선다면 국내 지점의 철수 가능성도 있다.

공제회 관계자는 "국민연금 국내 주식 투자를 예로 들자면, 국민연금 주식 포트폴리오는 직접 투자하거나 상장지수펀드(ETF)로 구성할 수 있지만 국내 자본시장 발전이라는 가치도 고려해 위탁운용사를 활용한다"며 "국민연금이 해외 금융사로 눈을 돌린다면 국내 외환 시장이 위축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국내 선물사의 한 애널리스트는 "본점과 거래를 한다면 오히려 수수료나 호가 등에서 국민연금이 유리할 수도 있다"며 "국내 외환시장에서 종사하거나 해외 지점에서 일하는 인력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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