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최근 주택시장 분위기가 전환되는 기미를 보이면서 기준금리 결정에도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금융시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충격을 벗어나 다소 안정을 찾은 가운데 대내 금융 불균형 위험이 더욱 부각될 수 있어서다.

18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김용범 기재부 1차관은 지난 15일 부동산 시장 점검 회의에서 "상대적으로 규제가 약한 수도권 일부 지역의 경우 단기차익 실현을 위한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국지적 상승세가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원 팔달구와 인천 부평구, 안양 만안구, 남양주, 구리 등 수도권 일부 가격 상승세가 이어진 것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주택시장에서도 강남권 아파트의 하락세가 둔화하고 비규제지역으로 수요가 몰리는 등 분위기 전환이 감지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주택시장 특성상 분위기를 데이터로 확인하기까지는 2~3개월이 걸린다.

증권사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계자는 "지난달 중순부터 인천, 청주, 울산, 포항 등 비규제지역을 중심으로 분양권 시장이 뜨겁다"며 "이러한 분위기가 데이터로는 잘 나타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금융규제를 강화했지만, 허점을 노린 투기 수요 유입이 계속되면서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PF 관계자는 "개인들이 법인을 세워서 일명 '사팔사팔(사고팔고 사고팔고)'로 불리는 초단타 거래도 엄청나게 한다"며 "재개발 구역에서는 매수 후 잔금을 치르기도 전에 매도 가계약을 체결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채권시장이 주택시장을 주목하는 이유는 주택시장 추이에 따라 실효 기준금리 하한이 달라질 수 있어서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기준금리를 50bp 인하한 지난 3월 임시 금통위에서 "실효 하한은 어느 한 숫자로 고정된 것이 아니다"며 "자본 유출과 유동성 함정, 금융안정까지 고려한 득과 실 중 무엇을 보느냐에 따라 다르기 마련이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실효 하한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조정폭만큼 1대1로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며 대내 요인에 실효 하한이 달라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국내 민간신용 증가세가 가팔랐던 점도 금리 인하에 부담 요인이다.

한은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 따르면 국내총생산(GDP) 대비 민간신용 비율은 2018년 이후 작년 3분기까지 13.1%포인트 치솟았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8년간 상승 폭(8.4%포인트)을 웃도는 수준이다.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금융시장이 안정되고, 기준금리가 실효 하한에 근접한 가운데 금통위가 공격적으로 나서지 않을 것이다"며 "주택시장 전환 기미가 보이면 한은이 움직이기는 더욱더 어려울 것이다'고 말했다.

hwr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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