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재정거래 유인으로 지난 4월부터 외국인이 국내 채권을 활발하게 매수하면서 이들이 벌어들인 이익 규모에 국내 금융시장 참가자들의 관심이 쏠렸다.

국내 채권 및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18일 원화채가 동일 신용등급 국가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가운데 한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잘 대처하면서 외국인이 원화채 매수 규모를 확대했다고 전했다.

외국인은 외환(FX) 스와프포인트가 폭락했던 3월 중순 이후부터 꾸준히 원화채를 사들이는 모습을 보였다.

연합인포맥스 달러-원 스왑호가 일별추이(화면번호 2132)와 채권별 거래종합(화면번호 4556)을 보면 1년물 스와프포인트는 지난 3월 19일 마이너스(-) 27.00원까지 폭락했고,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도 같은달 23일 -4.50원까지 낙폭을 키웠다.

지난 3월 외국인은 원화채를 6조5천614억 원 사들였다. 이중 재정거래로 추정되는 통화안정증권 및 재정증권은 약 3조3천64억 원에 달했다.

급락하는 스와프포인트에 재정거래 유인이 커졌지만,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불안 심리가 이어지는 가운데 3월에는 재정거래 유입이 활발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4월부터는 스와프포인트가 반등하고 국내 코로나19 확산세도 억제되면서 외인 재정거래 유입이 더욱 활발해졌다.

지난 4월 외국인의 재정거래성 채권 매수 규모는 5조5천909억 원에 달했다.

이달 들어서도 지난 15일까지 외국인은 2조8천130억 원 규모의 통안채와 재정증권 등을 매수했다.

외국인 보유 원화채 잔고는 130조 원대에서 140조 원대로 10조원가량 늘었는데 그중 60% 정도가 재정거래로 들어온 것으로 추정됐다.

외국인의 재정거래 수요가 증가하면서 지난 3월 폭락했던 FX 스와프포인트는 상승하고, 단기구간을 중심으로 채권 금리도 하락세를 이어갔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1년 이하 통안채 매입은 주로 재정거래 수요로 볼 수 있는데 최근 1년 이하 통안채 매수가 4월 들어 특히 늘었다"며 "3월에도 있었지만 코로나19가 확산하던 시기라 많이 들어오진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해당 기간 외인 원화채 보유량이 140조 원대로 늘었는데 매입 물량의 60% 정도가 재정거래로 추정한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FX 스와프포인트가 급락한 지난 3월 외국인이 재정거래로 얻는 무위험 차익이 150~200bp가량 달했다고 전했다.

무위험 수익률은 1년물 기준으로 통안채 유통금리에서 달러-원 스와프레이트와 조달금리인 IRS 금리를 빼서 구했다.

이후 4월에도 100~150bp 정도의 차익을 노릴 수 있었고 현재도 100bp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올해 초 재정거래 예상 수익률인 80~90bp보다 높은 수준이다.

문 연구원은 "3월 하순 시장이 제일 안 좋을 때 재정거래 수익이 180~190bp였고, 4월에도 100~150bp였다"며 "5월에도 100bp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여전히 매력은 남아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미 100bp 안으로 들어온 재정거래 수익이 50bp 선까지 떨어질 경우 외인이 들어올 유인도 사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지금 이 정도 캐리를 만들 수 있는 나라가 없다"며 "같은 신용등급 대비 원화채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고 환헤지 프리미엄도 살아있다"고 말했다.

그는 "예전에는 차익이 70bp만 되도 재정거래가 들어올 유인이 크다고 봤는데, 지금은 차익 수준이 훨씬 커진 뉴노멀"이라며 "다만, 5월 금융통화위원회가 큰 변수"라고 전했다.

다음 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한다면 외인들이 오히려 차익실현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의 스와프 딜러는 "레벨상 외인 재정거래 유인이 남아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이번 주부터 금통위가 가시권에 들어오는 만큼 스와프 포지션이 정리될지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금통위가 금리를 인하하면 단기성으로 들어온 자금들은 충분히 나갈 수 있다"며 "외인 거래 늘었지만 듀레이션이 짧은 만큼 포지션 정리하고 이탈할 경우 단기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어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s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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