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기자 = 서울 채권시장에서 외국인의 재정거래는 예전부터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글로벌 투자자의 원화 채권 매수 유인으로 작용했다.

외국인 채권 자금이 유입되기 시작한 초기에는 태국 등을 중심으로 재정거래를 노린 단기채권 투자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그 이후에는 시장 상황에 따라 재정거래 유인이 줄어들면 만기 때 롤오버를 하지 않는 등 재정거래 포지션을 청산하기도 했다.

국내 만성적인 스와프 베이시스 역전 등으로 무위험 차익거래 수요는 꾸준하게 외국인 채권 순매수를 이끄는 모습을 보였다.

18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외국인의 국내 채권 투자는 2007년 하반기부터 본격화했다. 지난 2006년까지 외인 국고채 보유 비중은 2% 미만으로 미미한 수준에 머물렀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전후로 국내외 금리차를 이용한 차익거래 유인이 두드러졌다.

당시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2009년말 기준 외국인 투자자 비중은 태국이 29.6%로 가장 높았다.

태국은 자국 금리가 낮고, 관광 수입에 따른 안정적인 달러 유동성을 바탕으로 한국물 재정거래를 늘렸다. 2009년 태국의 국고채 1년물 금리는 1%대였고 한국은 3% 안팎이었다.

지난 2009년말 기준 태국의 순매수 물량 16조 원 가운데 14조 원가량이 통안채였고 평균만기는 0.8년에 불과해 단기성 자금 성격이 짙었다.

시장 여건이 전반적으로 재정거래 기대수익률이 줄어드는 방향으로 움직이면서 태국 자금은 국채의 만기가 도래할 때 재투자를 하지 않는 방식으로 점차 채권순투자 규모를 줄여나갔다.

태국의 한국 국채 보유액은 지난 2008년 9조402억 원에서 2009년 16조7천440억 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10년에는 14조8천732억 원으로 감소하기 시작했다.

태국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와 원화 강세가 재정거래 후퇴로 이어졌다.



<지난 2009년 이하 3년간 태국 2년물 금리(적)와 국고채 2년물 금리(녹) 추이>



최근에도 외국인의 재정거래는 1년 이하 통안채 수요 등을 중심으로 꾸준히 유입되는 모습이 관측됐다.

지난 2016년말 국내 스와프포인트가 마이너스 구간에 진입하면서 재정거래 유인이 커졌고 원화 강세 베팅 영향으로 풀이됐다.



<2016년말 이후 1년 만기 FX 스와프포인트 추이>



연합인포맥스 투자주체별 종합화면에 따르면 외국인의 통안채 순매수는 2016년 12월 1천149억 원 수준에서 2017년부터 1월 1조6천118억 원, 2월 3조 9천854억 원으로 급증했다. 만기는 대부분 1년 이하 구간에 집중됐다.

이 가운데 당시에도 3~4개월 후에 외국인의 원화채 잔고가 급감할 가능성이 나오기도 했지만, 전체 외국인 채권 잔고는 지속해 상승세를 이어갔고 통안채 비중도 소폭 하락한 정도에 그쳤다.

또한 올해 외국인의 재정거래 수요가 재차 원화 단기물 매수로 연결되면서 원화채 잔고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전체적인 글로벌 채권펀드 수탁고가 증가하고 해외 중앙은행의 원화채권 보유잔액 증가세 등도 이러한 흐름을 뒷받침한 것으로 풀이됐다.

기획재정부는 국채 2019에서 외국인의 국내 채권 투자는 양호한 대외신인도, 재정거래 유인 등에 따라 유입세를 유지했다고 밝혔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예전과 대비해 재정거래 유인이 확대됐고 외인의 통안채 매수도 늘고 듀레이션도 짧아져 재정거래 영향이 있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ybn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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