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주류 부문 176억원 적자에 음료부문도 매출·영업이익 감소세 전환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배달수요 못 잡은 원인…LG생건 등 경쟁사에 밀려



(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롯데칠성음료는 오히려 주류와 음료 부문이 동반 부진하며 올 1분기 어닝쇼크에 빠졌다.

식음료 업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반사이익을 톡톡히 누리며 호실적을 거둔 것과 상반되는 실적이다.

클라우드 맥주, 처음처럼 소주 등을 생산하는 주류 부문의 부진이 계속되고 있는 데다, 이를 만회해 온 음료 부문마저 코로나19에 따른 트렌드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지 못하면서 경쟁사에 밀린 것으로 분석된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의 연결기준 1분기 매출은 5천74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1.7%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63억원으로 67.5% 급감했고, 35억원 당기순손실로 적자 전환했다.

주류 부문은 1분기에만 176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지난해부터 이어져 온 일본 불매운동 여파에다 코로나19로 유흥시장을 포함한 외식업계 불황까지 겹치면서 사정이 더 안 좋아졌다. 약 6천억원을 들여 완공한 충주 맥주 2공장의 투자 비용 역시 실적에 부담이 됐다.

롯데주류는 지난 2017년 420억원, 2018년, 590억원, 2019년 588억원 등 4년째 적자 기조를 이어오고 있다.

클라우드·피츠 등 맥주가 성장 정체를 겪으면서 매출이 매년 줄어들고 있고, 전체 주류 매출의 30%를 차지하는 '처음처럼' 소주도 작년 불매운동 여파와 하이트진로의 신제품 진로이즈백 등에 밀리면서 시장점유율이 매년 하락하고 있다.

매년 적자를 보면서 롯데칠성음료는 매년 주류사업부의 가치 손상을 자산손상으로 회계에 반영하고 있는데, 누적액만 약 2천500억원에 달한다.

더 큰 문제는 그동안 수익을 보전해오던 음료 부문 매출도 감소세로 돌아섰다는 것이다.

음료 부문은 올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2.15% 감소한 3천520억원, 영업이익은 5.55% 감소한 239억원에 그쳤다.

칠성사이다와 펩시콜라로 대표되는 탄산음료와 주스·커피·차 등 전반적으로 부진했다. 롯데칠성은 탄산음료 매출 비중이 30%를 넘는다.

롯데칠성음료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개학 연기와 학원 휴원, 외출자제 분위기로 유통업체 등 다중시설을 통한 매출이 감소한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코로나19로 배달음식이 급증하면서 탄산음료 수요는 오히려 늘었는데, 롯데칠성음료가 이 시장을 제대로 겨냥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코카콜라, 스프라이트 등을 유통하는 LG생활건강의 음료 부문은 올 1분기 매출이 3천50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0%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468억원으로 43.9% 급증했다.

코로나19로 극장 이용과 야외 활동 및 외식 등이 줄면서 음료 수요가 감소했지만, 배달음식 등 채널에서의 수요를 늘린 것이 주효했다.

지난해부터 온라인 음식배달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시장에선 업소용 기업 간 거래(B2B)가 많은 롯데칠성음료가 최대 수혜주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배달음식이 집밥을 대체재인 것을 고려하면 라이프스타일 변화로 탄산음료 신규 수요도 늘어날 것이란 분석에서다.

식음료 기업들이 코로나19에 따른 소비 감소로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란 예상을 뒤엎고 '집콕족'을 겨냥한 마케팅으로 온라인 매출을 크게 늘렸지만, 롯데칠성음료는 이에 대한 대응이 부족했다는 것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불매운동으로 주류 부문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데다 음료 부문까지 코로나19 기회를 활용하지 못하면서 더 충격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롯데그룹 차원에서 포스트코로나 대비에 나선 상황에서 롯데칠성음료 역시 실적 개선을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h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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