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삼성증권은 올해 1분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팬데믹(전세계 대유행)에 따른 충격파에 막대한 운용손실을 냈다.

19일 삼성증권에 따르면 1분기 중 운용손실, 금융수지 적자는 740억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1분기 1천547억원을 벌어들였던 것과 비교하면 현저히 나빠진 성적표다.

운용 손실 확대에 1분기 연결 세전이익은 223억원, 연결 당기순이익은 15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는 연결 세전이익이 1천522억원, 연결 당기순이익이 1천172억원이었으니 전년동기대비 80% 이상 마이너스를 냈다.

별도 기준으로는 영업이익이 88억원, 당기순익이 90억원 수준이었다. 전년동기대비 90% 가까이 쪼그라들었다.

상품 연계 운용 규모는 24조8천억원으로 환매조건부채권(RP)이 10조8천억(20% 증가), DLS가 3조3천억원(4% 감소), ELS는 10조7천억원(11% 증가)을 기록했다.

비용 효율성을 보여주는 지표인 비용수익비율(Cost to income ratio)은 수익 감소의 영향으로 94%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1분기 52%, 4분기 62%였던 것에 비해 크게 악화한 수준이다.

하지만 코로나19의 충격만 받은 것은 아니다.

삼성증권의 큰 수익원인 자산관리(WM) 부분은 코로나19의 덕을 톡톡히 봤다.

증시 변동성에 국내외 거래대금이 급증하면서 순수탁수수료는 79% 늘었다. 고객 예탁금은 5조2천억원으로 전년동기 3조7천억원에 비해 급증했고, 3월말 기준 고객 예탁금은 7조7천억원에 달했다.

해외주식 거래대금도 급격히 늘었다. 해외주식 거래고객수는 전년동기대비 3.2배 증가했고, 해외주식 예탁자산은 4조5천억원으로 급증했다.

이에 순수탁수수료에서 해외주식 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도 16%로 늘었다.

자산 1억원 이상인 고객 기반은 신규 고객이 2천381명 늘면서 10만명을 웃돌았다.

삼성증권이 내세우는 강점인 기업오너, 초부유층 기반을 토대로 한 투자금융(IB) 사업의 실적은 크게 나쁘지 않다.

인수 및 자문수수료는 IB거래 위축에도 구조화금융 성장으로 전년동기대비 28% 증가했다.

삼성증권은 WM와 IB 연계 딜이 IPO 6건, M&A, 블록딜이 13건으로 2019년 맨데이트(mandate;주관,자문사 업무 수임)의 34%를 확보했다고 봤다.

삼성증권은 "파생결합증권(ELS) 관련 운용 손실의 영향으로 적자를 기록했다"며 "글로벌 주가지수의 동반 급락과 변동성 확대에 따라 ELS헤지 비용이 급격히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WM사업 확대와 관련해 "투자자의 머니무브에 적절하게 대응하며 디지털, 해외 주식 고객, 자산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자기 매매, 헤지 운용에서 이처럼 손실이 두드러지면서 증권가에서는 삼성증권이 변동성 장세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고 봤다.

이에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하면서도 목표주가는 연간 실적 추정치 하향 조정을 고려해 낮췄다.

신한금융투자는 삼성증권의 목표주가를 3만3000원으로, 현대차증권과 이베스트투자증권은 3만6천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김현기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삼성증권이 트레이딩 손실에 1분기 연결순이익은 154억원으로 컨센서스 198억원을 하회했다"면서도 "2분기에는 글로벌 지수 회복으로 인해 트레이딩 및 상품 운용 손익은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1분기 구NCR비율이 162%로 규제수준인 150%까지 타사대비 여유가 있기 때문에 연간 이자손익은 증익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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