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사상 처음으로 회사채 매입에 나선 것과 관련, 전문가들은 일단 위기를 모면하는 등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했다. 동시에 연준의 존재감을 시장이 계속 느끼게 해줘야 한다는 주문이 제기됐다.

18일(현지시간) 마켓워치에 따르면 연준은 지난주 회사채 상장지수펀드(ETF) 매입을 처음 시작해 이틀간 3억500만달러를 사들였다. 이에 따라 대차대조표도 역대 최고 수준인 7조달러 가까이로 늘어났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이런 속도를 고려하면 연준이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오는 9월말까지 총 300억달러의 ETF를 매입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PGIM 픽스드인컴의 데이비드 델 베치오 매니저는 "회사채시장과 관련, 더는 프라이머리(발행) 마켓의 기능이 마비됐다고 주장하기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연준이 처음으로 회사채 매입에 나서겠다고 밝힌 뒤로 미국의 고금리 기업이 채권시장에서 빌릴 수 있는 문이 넓게 개방됐다"고 덧붙였다.

회사채시장의 회복세와 함께 미국 증시도 살아나고 있다.

경기 회복 기대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 노력 등으로 위험 선호가 회복한 셈이다.

BofA에 따르면 6월 미국 투자등급 회사채 발행 규모는 1천억~1천200억달러에 달하며 올해 상반기 들어 사상 최대 규모로 늘어난 발행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관측됐다.

위험자산 선호의 핵심 지표인 크레디트 스프레드도 지난 3월 최대치로 확대된 뒤 최근까지 크게 축소했다.

임팩트자산운용의 피터 슈밥 매니저는 "시장이 효율적으로 제자리를 찾고 있다"며 "연준의 제한적인 매입에도 불구하고 고금리 채권 발행 기관은 필요한 시간을 더 벌 수 있게 됐다"고 분석했다.

연준의 힘이 불필요해진 것은 아니다.

지난 4월에는 고금리 기업이 늘어나는 동시에 부채 압박으로 수익은 크게 줄어 채무불이행에 빠진 기업이 많아졌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 레이팅스도 지난주 사상 최대 수준인 111개의 잠재적인 '낙관주의자'가 있다며, 3천억달러 가치의 이들 채권이 정크 등급으로 강등돼 또 다른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연준이 계속해서 시장의 뒷받침 역할을 해줘야 한다는 뜻이다.

CIBC의 게리 페제구오 매니저는 연준의 이번 정책에 대해 "필요하면 깨트릴 수 있는 유리"라며 "지원책의 존재를 유지하는 것이 여태 자금을 공급한 것보다 더욱 중요하다"고 내다봤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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