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국고채 전문딜러(PD)들이 손실을 감수하면서도 교환 입찰에 대거 나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19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지난 15일 진행된 교환 입찰에서 국고채 20년 경과물인 08-2호, 09-5호, 10-7호, 11-7호는 1.501%에 낙찰됐다.

이번 교환은 20년물 경과물을 2050년 만기인 30년물과 바꿔주는 것으로, 낙찰금리는 전 거래일 민간평가사 금리(민평금리)보다 2.9~6.5bp 높은 수준에서 형성됐다.

채권시장 참가자들이 보유 국고채를 헐값에 넘기면서까지 교환 입찰에 응한 셈이다.

이처럼 낮게 가격이 형성된 것은 PD사들이 대거 몰린 영향이 크다. 우수 PD 평가에서 '교환'에 배정된 점수를 획득하기 위해 '묻지 마' 응찰했다는 게 PD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A 증권사의 채권 딜러는 "PD사 가릴 것 없이 교환 50억 원은 무조건 받고 보자는 분위기였다"며 "혹시라도 낮게 썼다가 못 받으면 안 되니까 오버 4bp에도 막 던지는 모양새였다"고 전했다.

그는 "교환을 원하는 보험사 수요도 많지만, 오버 4bp까지 쓰면서 받아 가려는 곳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기획재정부가 PD 평가를 할 때 '바이백 및 교환' 점수는 4점이다. 최근 바이백이 없다시피 하면서 50억 원 교환 실적이 있어야 만점을 받을 수 있게 된 셈이다. 우수PD가 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에서 이 점수를 포기하고서는 중위권 진입도 쉽지 않다.

B 증권사의 채권 딜러는 "보통 입찰과 조성, 바이백 및 교환, 유통, 정책 가점 순으로 신경을 쓴다"며 "바이백 및 교환 점수 없이는 6~10위권 진입도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입찰 과정에서 눈치싸움도 치열했다"며 "PD들이 듀레이션이 짧아 손실이 적은 종목 위주로 높은 금리에 던졌다"고 설명했다.

실제 작년 12월과 올해 1월 실적을 보면 10위권 내 PD사는 모두 바이백 및 교환 항목에서 만점(4점)을 획득했다.

PD사들이 우수 PD를 노리는 것은 수익과 관련이 깊다.

우수 PD가 되면 성적에 따라 비경쟁 인수 옵션을 받게 되는데 특히 금리 하락기에 유용하다. 최근 규모가 줄긴 했지만, 공자기금을 통한 저금리 대출도 받을 수 있다.

B 채권 딜러는 "보통 PD사들이 월간 및 반기는 옵션 수량을 받기 위해, 분기는 금융지원을 받기 위해 신경 쓴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고채 교환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국고채 유동성을 높이기 위해 지난 2009년 5월부터 시행됐다.

hwr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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