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기자 = 연초 얼어붙었던 회사채시장이 최근 들어 점차 되살아나는 가운데 우량물에 대한 수급 측면의 쏠림 현상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현재까지 (일반)회사채 발행량은 총 26조5천3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6% 줄었다.

지난 1~2월만 해도 회사채 발행 규모는 15조4천3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8% 많았다.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여파로 신용경색 우려가 커지고 기업들의 자금조달이 위축되면서 3~4월에는 1년 전보다 27.5% 급감한 8조9천410억원에 그쳤다.

하지만 이달 들어 회사채 발행 규모(2조952억원)가 전년(2조2천775억원) 수준에 근접하면서 시장경색 현상도 둔화했다.

공급뿐 아니라 수요 측면에서도 기관투자자들의 투자심리가 개선되고 있다.

연초 신용평가사들이 개별기업과 산업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하면서 초조해진 기업들은 희망금리밴드 상단을 낮게는 40bp 높게는 80bp까지 제시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지난 3월 10일 이후부터 이달 14일까지 언더 발행은 한 건도 없었고, 최종 가산금리 또한 희망금리밴드 상단과 가까운 수준에서 결정됐다.

그러나 지난달 13일 한화솔루션('AA-')의 회사채 발행 이후로 미매각은 나타나지 않았고, 이달 14일에는 LG CNS('AA-')의 7년물 가산금리가 -3bp로 결정되는 등 분위기가 바뀌었다.

다만, A급('A+'~'A-')보다 AA급('AA+'~'AA-') 물량에 대한 편중이 심화하고 있다.

올해 들어 현재까지 'AA'급 회사채는 전년 동기 대비 18.8% 증가한 16조7천265억원어치 발행됐다.

반면 같은 기간 'A'급 회사채 발행량은 3조6천40억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절반 가까이 급감했다.

금융시장 관계자는 "+30bp 이상 나오던 가산금리가 지난달 말을 기점으로 +10bp 내외로 줄어드는 등 'AA'급에 온기가 확산하는 분위기"라면서도 "'A'급은 최근까지도 수요예측에서 금리가 다소 높게 결정되는 등 AA급과 온도 차가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달 27일 진행된 수요예측에서 대한제당('A-') 회사채 가산금리는 +70bp, 이달 11일 하나F&I('A-')는 +80bp, 한일홀딩스('A+')는 +70bp로 각각 희망금리밴드 상단에서 가산금리가 결정되는 등 'A'급에 대한 투자수요가 미진한 상태다.

아울러 모집금액 대비 참여수량 비율인 경쟁률에서도 'A'급은 'AA'급에 다소 못 미쳤다.

올해 수요예측을 진행한 'AA'급 회사채는 9조2천300억원 모집에 33조7천965억원의 주문이 몰리면서 1대 3.66의 경쟁률을 보였다.

같은 기간 'A'급 회사채는 수요예측에서 1조8천950억원 모집에 4조9천840억원의 유효수요가 들어왔고, 1대 2.63의 경쟁률에 그쳤다.

다만 전문가들은 최근 채권시장안정펀드의 매입대상 확대('A+'급까지)와 'A'급 이하 저신용등급 지원(20조원) 및 자산담보부증권(P-CBO) 등에 힘입어 'A'급 회사채 투자심리도 점진적으로 나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화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이달 들어 채안펀드, 산업은행 CP(기업어음) 매입, 회사채 발행 재개로 단기물 중심의 크레디트 스프레드 축소가 진행됐다"며 "회사채는 'A'급까지 온기가 전해지지 않았지만 한국은행과 산업은행이 설립하는 기구가 회사채 매입을 본격화하면 'A'급 회사채 스프레드도 축소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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