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윤교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직격탄을 맞은 국내 3대 멀티플렉스 영화관 사업자 메가박스중앙이 기업공개(IPO) 작업을 당분간 보류하기로 했다.

내년 4월까지 IPO를 통해 주식시장에 상장하기로 약속하고 2017년 사모펀드로부터 투자금을 받았기 때문에 IPO 작업의 차질을 두고 '플랜B'를 마련할지 주목된다.

메가박스중앙 관계자는 20일 "코로나19 등으로 인해 당초 올 상반기 상장하려던 계획이 어려워졌다"면서 "상황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메가박스중앙은 작년 4월 신한금융투자와 대신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하고서 올해 6월까지 상장하는 것을 목표로 IPO 작업을 추진해 왔다.

하지만 사상 초유의 코로나19 사태로 영업 실적이 급전직하하면서 IPO 작업을 추진하기가 사실상 어려워졌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 영화 관객 수는 전년 동기 대비 1천237만명(92.7%) 급감한 97만명으로 집계됐다.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를 시작한 2004년 이후 최저였다.

이 탓에 메가박스의 1분기 실적은 적자로 돌아섰다.

1분기 매출은 41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 급감했고, 영업손실은 122억원에 달했다.

메가박스는 고정비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고강도 비용 절감 대책을 추진 중이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당분간 실적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운 분위기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실적 부진은 IPO의 핵심일수 있는 기업가치 산정을 어렵게 한다.

특히 기업가치 산정 시 비교대상이 되는 동종 기업의 주가가 급락한 것도 메가박스중앙을 곤혹스럽게 한다.

국내 1위 멀티플렉스 CJ CGV 주가는 작년 말 3만원 후반대에서 현재 2만원대로 떨어졌다.

메가박스중앙은 기업가치를 산정하면서 글로벌 선진국 영화관 사업자도 피어그룹에 포함할 예정이었는데 해외기업의 사정도 CJ CGV와 유사할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 일각에서는 코로나19 영향을 걷어내더라도 메가박스중앙의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업가치를 제대로 받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분석한다.

2016년 11%를 상회했던 메가박스중앙의 매출 증가율은 2017년 9.7%, 2018년 8.7%로 떨어졌고 지난해에는 7.1%로 더 하락했다.

2010년부터 2014년까지 연평균 10% 안팎의 고성장을 이어오던 국내 영화관 산업이 관객 수 정체와 경쟁 심화 등으로 정체기를 겪으면서다.

이에 메가박스중앙은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각종 방안을 내놨다.

티켓 가격 인상과 프리미엄관 개관, 매점 및 광고 매출 확대 등으로 수익성을 끌어올리려고 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란 평가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최근 3~5년간 국내 영화산업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2010년 이후 급상승했던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연간 영화 평균 관람률이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며 "성장기에 메가박스중앙의 몸값을 높게 보고 투자를 단행했던 투자자들의 자금 회수가 쉽지 않을 수 있다"고 전했다.

사모펀드 포레스트파트너스는 지난 2017년 교환사채(EB) 400억원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메가박스중앙에 투자했다.

포레스트파트너스가 당시 매긴 메가박스중앙의 기업가치는 약 6천억원 정도로 알려졌다.

당시 투자 조건은 내년 4월까지 IPO를 성공적으로 마치는 것이었다, 출구전략을 고려한 것이었다.

하지만 IPO 작업을 잠정 보류하면서 출구전략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여기에 투자 당시 기업가치를 인정받지 못할 가능성도 커지면서 메가박스중앙과 포레스트파트너스가 어떤 대응책을 마련할 지 주목된다.

기업가치 산정의 비교 대상이 되는 CJ CGV의 전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4천920억원에 불과하다.

업계 관계자는 "상장이 불발되면 최대주주인 제이콘텐트리의 부담이 커질 수도 있다"고 전했다.

yg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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