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거래소에 상장된 중국 기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폭스 비즈니스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이 미국 기업과 같은 투자자 보호 조치를 갖추지 않음에 따라 투자자들의 손실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래리 커들로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도 이날 폭스 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기업들이 투명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됐다"라며 "이러한 많은 기업이 이미 스캔들을 초래하고, 투자자들에게 큰 비용을 야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중 경제전략안보검토위원회에 따르면 2019년 2월 25일 기준 미국 증권 거래소에는 총 156개의 중국 기업이 상장도 있으며 시가총액은 1조2천억달러어치에 달한다.

미국 등 중국 본토 이외 장소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은 중국증권규제위원회의 감독을 받으며 다른 외국 감독 기관의 조사를 받지 않아도 된다. 이는 미국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은 미국 상장회사 회계감독위원회(PCAOB)의 감사도 받지 않는다는 얘기다.

미국에서는 자국 증시에 상장된 다수 중국 기업의 회계부정 문제가 불거지면서 2011년부터 중국 기업의 불투명한 회계 관행을 두고 비판이 잇따랐다.

최근에는 중국판 스타벅스로 불리는 루이싱 커피가 회계부정 사건을 일으키며 나스닥으로부터 상장 폐지를 통보받았다.

루이싱커피는 작년 5월 나스닥에 상장했으나 올해 4월 직원들이 지난해 2~4분기 매출액 규모를 부풀렸다는 사실이 공개되며 논란을 빚은 바 있다.

머디 워터스 리서치의 카슨 블록 창립자 겸 공매도 투자자는 미국 거래소에 상장된 중국 기업의 "상당수가 어느 정도의 부정을 저지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매출의 20~30%를 사기로 벌어들이는 중국 기업들은 '실제 기업'으로 간주된다며 그러한 사기를 저지를 능력이나 의도가 없었다면 벤처 자본을 끌어모으지도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블록은 "문제는 기업이 중국 국적이면 미국 투자자들을 사취해도 잃을 것이 없으며, 일이 잘되면 수천, 수억달러를 벌 수 있고 잘되지 않는다 해도 미국이 중국 기업에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설명했다.

나스닥은 최근 중국 기업을 겨냥해 기업공개(IPO) 기준을 더욱더 까다롭게 수정한 바 있다.

중국을 포함한 일부 외국 기업이 IPO에 나설 경우 최소 2천500만달러를 조달하도록 요구하는 등 최소 상장 조건을 부여한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지난주 방송에서 미국이 상장 중국 기업들에 미국의 표준 회계 관행을 따르도록 요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이러한 방안이 중국 기업들을 런던이나 홍콩으로 이전하게 만들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중국 기업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상원 은행 청문회에서는 일부 미국 기업들의 중국 투자가 논란을 빚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회사채 매입을 대리하는 블랙록은 청문회에서 연준으로부터 받는 수수료가 블랙록의 중국 투자를 확대하는 데 사용되지 않도록 어떻게 보장할 것이냐는 질문을 받았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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