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미국 상업 부동산 소유자 중 모기지 원리금을 제때 갚지 못하는 비율이 점점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현지시각)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호텔이나 소매업 부동산과 달리 사무용 건물이나 임대 아파트 등은 기업들이 장기 임차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안전해 보였지만 경기침체가 깊어지면서 이제는 그렇지 않게 됐다"며 많은 상업용 부동산 소유주도 이미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금융정보 분석업체 트렙LLC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현재까지 354곳의 사무용 건물과 아파트가 모기지 중 총 71억달러를 연체하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모기지 채권에 포함된 대출만 고려한 수치다.

앞서 2월과 3월까지 해당 수치가 42억달러였던 점을 고려하면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던 상업용 부동산도 코로나19 사태를 피해갈 수 없었다는 뜻이다.

중개업체 아비슨 영의 마이클 페이 자산정리팀 총괄은 "이는 이제 시작일 뿐"이라며 6월과 7월에는 더 많은 임차인이 돈을 갚지 못할 것이고 이 때문에 올해와 내년 모기지 디폴트(채무불이행) 비율이 증가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WSJ은 아직은 매물로 나온 부실 자산이 많지는 않은데 시장 위축 속도가 빨라 많은 산업군이 정신을 못 차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법무법인 모리슨&포스터의 마크 에델스타인 부동산그룹 책임자는 "매입자들은 반값에 부동산을 사고 싶어 하지만 판매자들은 여전히 9주 전 가격을 잊지 못하고 있다"며 경기하강 속도가 너무 빨라 거래 자체가 잘 일어나지 않으면서 부동산 가격이 이미 얼마나 내려갔는지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사무용 건물 분야에선 여전히 기업들이 임대료를 내고 있지만 앞으로 임대 기간이 만료되고 경제 충격이 더 분명해지면 임대 규모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영업 악화와 더불어 원격 근무 체제가 자리 잡게 되면 사무실 수요가 약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코어넷 글로벌이 지난 4월 말 상업용 부동산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69%는 원격 근무를 고려해 사무실을 덜 이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3월의 51%에서 20%포인트 가까이 급증한 수치다.

jh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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