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 하단이 1,220원대에서 강한 지지력을 나타내고 있다.

미국과 중국 간 고조되는 긴장과 경제 재개 기대 등 엇갈리는 재료 속에서 환시가 오히려 리스크오프에 먼저 반응하면서 주가와 장중 함께 오르는 등 시장 간 연동성도 떨어지는 형국이다.

20일 서울환시 등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은 최근 일주일간 전일까지 0.04% 상승했고 국내증시에서 코스피는 3% 이상 상승했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 기대가 강해진 전일 낙폭을 제외하면 달러-원은 0.6% 상승했는데 박스권 내에서도 주로 상승 우위 흐름을 나타냈다.







<달러-원 환율(검은색)과 코스피(빨간색) 추이 *자료: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2110, 3000)>

최근 달러-원 환율이 증시 흐름과의 연동성이 약화하며 장중에도 동반 상승세를 나타내는 경우가 많아지자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달러-원 환율이 리스크오프를 먼저 반영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중 갈등 등 변동성을 주는 헤드라인에 달러-원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반면 증시에선 코로나19 이후 경제 재개 기대와 백신 개발 가능성 등 낙관론을 더욱 더 크게 반영하며 랠리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시장 간 '코릴레이션(co-relation)', 즉 관련성이 떨어지는 셈이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최근 일주일 간 1.86% 상승했으나 달러인덱스는 함께 100선을 웃돌기도 하는 등 증시와 달러 강세가 함께 나타났다.

이날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실시한 '농민과 목장주, 식품 공급망 지원' 관련 연설에서 "우리에게는 소들을 들여오는 무역 합의들이 있다"며 "나는 이러한 무역 합의들을 종료할 가능성을 살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며 무역 마찰 가능성을 시사했으나 시장 영향은 크지 않았다.

A외국계은행 외환딜러는 "증시와 환시가 최근 다소 다르게 움직였다"며 "증시는 백신 개발에 대한 기대 등 긍정적인 면을 봤고 달러-원은 중국과 미국 간 험악한 분위기를 지켜보며 위안화 약세 영향으로 하단이 지지됐다"고 말했다.

B외국계은행 외환딜러는 "주식을 보고 달러-원을 거래하기 힘든 장인데 증시에서 매수세가 워낙 탄탄해 포지션이 계속 꼬일 수 있다"며 "최근 달러-위안(CNH) 환율이 올랐는데 미중 무역 이슈에 대해 환만 반응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딜러는 이어 "주식이 미중 관세 갈등 이슈나 고용 악화 등 재료에 반응을 하지 않다 보니 환이 리스크오프를 선반영하고 주가는 환율과 같이 오르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지난 4월부터 환만 리스크오프에 반응하고 있는데 국내도 마찬가지고 미국 주가 선물도 아시아 장에서 최근 한 달 간 매수세가 탄탄하다"고 말했다.

이들은 당분간 기업 실적이 나오기 전까지 레인지 장이 이어질 것으로 보면서 환시 참가자들이 주가를 보고 섣불리 달러 숏포지션을 쌓긴 어려울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C외국계은행 외환딜러도 "역대급으로 유동성을 풀어서 시중에 돈은 많고 주가가 막상 크게 급락하지 않으니 개미 투자자들은 계속 주식을 매수하는 상황"이라며 "특히 재료들이 다 나왔던 재료들이고 코로나19 확산의 정점은 지났으니 경제지표가 역대 최악이라도 증시에서 지지력은 무척이나 강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달러-원 환율이 이만큼 오른 건 확실히 금융시장에서의 경계감을 반영하는 것"이라며 "크게 오르진 못하지만 1,220∼1,230원선이 결코 낮은 수준은 아닌만큼 시장 간 코릴레이션은 확실히 떨어지는 편"이라고 말했다.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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