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최진우 기자 =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이 올해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 증가율을 0.2%로 제시했다. 지난해 11월에 내놓은 전망치와 비교하면 2.1%포인트 하향 조정한 수준이다. 그러나 다른 기관과 달리 여전히 플러스(+)라는 점에서 이목을 끌고 있다.

20일 기획재정부와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말까지 글로벌 투자은행(IB) 9곳이 제시한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치 평균은 -0.9%다.

노무라가 -5.9%로 가장 낙폭이 클 것으로 전망했고, UBS(-2.0%), 골드만삭스(-0.7%), 바클레이스(-0.2%) 등은 마이너스로 점쳤다.

공신력이 있는 국제통화기금(IMF)도 -1.2%를 전망했고, 신용평가사인 무디스(-0.5%)와 피치(-1.2%), 스탠더드앤드푸어스(-1.5%) 등도 모두 역성장을 예상했다.

물론 BoA메릴린치ㆍ씨티(0.2%), 크레디트스위스(0.3%) 등 소수이긴 하지만 0%대의 성장률을 예측한 곳도 존재하지만, 마이너스 성장률이 이른바 '대세'다.

 

 

 

 

 

 

 

 





KDI가 제시한 0.2% 전망치가 다소 높은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KDI의 전망치가 주요 기관과 다른 데는 일단 '시점' 차이가 있다.

주요 기관의 전망이 몰린 3~4월은 우리 경제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코로나19 향방에 대해 불확실성이 가장 큰 시기였다.

그러나 최근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내수를 중심으로 다소나마 안정화하기 시작했고, 주요 나라 가운데 가장 빠른 경제 회복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소비와 밀접한 부가가치세 추이 등을 보면 내수가 빠른 속도로 회복되는 게 느껴진다"며 "KDI 전망에서 그런 점이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했다.

KDI도 "국내에서는 생활 속 거리 두기로 전환한 5월부터 경제활동이 점차 회복하고, 하반기에는 국내 경제활동이 대부분 정상화한다"는 조건을 전제로 올해 경제성장률을 0.2%로 제시했다는 입장이다.

또 "해외에서는 하반기에 경제활동이 완만하게 회복되고, 지연됐던 투자도 재개한다"는 내용도 조건으로 제시했다.

다만, KDI도 0.2%의 성장률에 대한 자신감은 크진 않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가을이나 겨울에 코로나19와 유사하거나 변종이 나타나면 우리 성장세도 많이 둔화하면서 -1.6%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가 나오는 가운데 경제활동이 빠른 속도로 재개한다면 1.1%까지 뛸 수도 있다고 봤다. 코로나19 추이에 따라 경제성장률 차이가 2.7%포인트에 달한다.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0.2%가 가장 가능성이 큰 숫자라는 뜻이다.

정규철 실장은 "노무라의 수치를 제외하면 글로벌 IB들도 0%대 근처로 전망치를 제시하고 있다"며 "코로나19로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는 기관별로 전망치가 0.5%포인트 차이가 나도 이상하지 않다. 그런 측면에서 KDI 전망치는 다른 연구기관들과도 별로 차이가 없다"고 평가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KDI가 다른 기관보다 낙관적으로 전망한 것은 사실로 보이고, 2분기 수출 지표의 움직임을 봐서는 (KDI 전망치보다) 조금 더 마이너스로 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jwchoi@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12시 00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