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LG전자가 스마트폰에 이어 TV까지 생산라인을 잇달아 해외 공장으로 이전하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LG전자의 생산라인 해외 이전은 시장경쟁 심화에 따른 TV 판매가격 하락추세와 시장 성장 정체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LG전자는 20일 구미사업장 TV 생산라인 2개를 올해 안에 인도네시아 찌비뚱 공장으로 이전한다고 밝혔다.

이번 이전에 따라 구미사업장의 TV·사이니지 생산라인은 기존 6개에서 4개로 축소된다.

LG전자는 이번 TV 생산라인 이전이 TV 수요 정체 속에 가격경쟁이 심화하는 등 경영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것에 대응하고, 글로벌 생산기지 효율화를 통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LG전자 TV의 평균 판매가격은 가격 경쟁 심화와 환율 변동에 따라 2018년 대비 6.6% 하락했다.

또 올해 1분기에는 지난해보다 7.8% 떨어졌다.

생산 단가가 낮은 해외로 생산라인을 이전해 가격 경쟁력을 높여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LG전자의 글로벌 TV 시장 점유율이 올라가고 있지만, 전체 TV 시장의 성장이 정체로 접어들기도 했다.

LG전자의 글로벌 TV 시장 점유율(금액 기준)은 2018년 16.4%에서 지난해 16.3%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 후 올해 1분기에는 17.0%로 늘었다.

그러나 시장조사업체 옴디아(구 IHS마킷)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 세계 TV 출하량은 4천329만대로 전년 동기보다 16.4% 감소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에 확산하며 올해 2분기 TV 시장은 더욱 침체할 것으로도 보인다.

특히 강력한 TV 수요 요인인 도쿄 올림픽과 유로 2020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취소된 점이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옴디아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연간 TV 출하량이 200만∼500만대 감소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LG전자는 지난달 올해 1분기 실적을 발표한 후 진행한 콘퍼런스콜에서 "코로나19의 전 세계 확산으로 2분기 실물경제 지표가 1분기보다 악화하는 것이 분명한 사실로 보인다"며 "2분기가 가장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또 "코로나19가 조기에 진정되지 않으면 3·4분기 역시 힘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LG전자는 이번 TV 생산라인 이전 후 구미사업장에는 최상위 프리미엄 TV 전담 생산과, 글로벌 TV 생산을 지원 역할을 맡긴다.

해외 생산라인 이전으로 가격 경쟁력을 갖추는 동시에 불황에도 올레드(OLED)와 나노셀 TV를 중심으로 꾸준히 성장하는 프리미엄 TV 시장을 공략하는 것이 LG전자의 전략이다.

올해는 자발광이라는 올레드 TV의 장점을 더욱 극대화하고 8K 라인업을 강화하며 벽 밀착 컨셉 TV 등의 새로운 폼팩터를 선보일 계획이다.

LG전자의 생산라인 이전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LG전자는 2015년 이후 태국 라영, 중국 선양(瀋陽), 폴란드 브로츠와프, 베트남 하이퐁, 카자흐스탄 알마티 등의 TV 생산지를 인근 생산지로 통합한 바 있다.

또 지난해 4월에는 스마트폰 사업의 수익성 개선을 위해 경기도 평택의 스마트폰 생산라인을 베트남 하이퐁 공장으로 통합 이전하고, 평택 스마트폰 생산인력은 창원 생활가전 생산 공장으로 재배치했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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