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특파원 = 깊은 글로벌 경기 침체, 영란은행(BOE)의 추가 채권 매입 조치 기대 속에서 영국이 처음으로 마이너스 금리로 국채를 발행했다.

20일 영국 채무관리소(DMO)에 따르면 영국은 37억5천억 파운드 규모의 3년물 국채를 입찰을 통해 평균 -0.003%에 매각했다. 수요는 강하지 않았다. 응찰률은 2.15배로, 지난 3월 이후 가장 낮았다.

2018년 6월에 열린 이전 동일물 입찰에서 응찰률은 1.95배, 평균 금리는 1.042%였다.

마이너스 금리 국채 발행은 영국 정부가 사실상 돈을 빌리면서 돈을 받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투자자들은 채권을 만기까지 보유하면 처음에 지불했던 것보다 약간 덜 돌려받게 된다고 CNBC는 설명했다.

이번 입찰로 영국은 마이너스 금리로 국채를 판 독일, 일본, 몇몇 다른 유럽 국가 대열에 합류하게 됐다.

BOE는 지난 3월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인 0.1%로 인하했고, 기존 양적완화 프로그램에다 주로 영국 국채(길트)를 포함한 2천억 파운드의 추가 채권 매입을 시작했다.

일부 BOE 통화정책 위원들은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으로 인한 경제적 여파를 완화하기 위해 추가 통화정책 완화가 필요하다고 시사했다.

RBC 캐피털은 "3년물 국채는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에 대응한 공격적인 통화 정책으로 가장 높은 수준 근처에서 거래되고 있어 일련의 밸류에이션 지표에 근거해볼 때 특별히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그러나 마이너스 금리 재논의로 인해 충분한 수요를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JP모건 에셋 매니지먼트의 휴 김버 글로벌 시장 전략가는 "중앙은행이 조치와 관련된 근거를 논의할 때 정부의 차입 비용을 낮추는 것이 목표로 강조되는 경우는 드물다"며 "BOE의 금리 인하와 자산 매입 확대의 영향은 신기원을 연 길트 경매에서 절대적으로 분명해졌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영국 재무부가 당장 지출을 억제할 가능성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BOE가 매입에 나서고 있어 향후 분기 동안 기록적인 수준의 차입금을 기록적으로 낮은 수준의 금리에서 확실히 차입금을 조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날 발표된 영국의 인플레이션 지표도 마이너스 금리 논쟁에 불을 붙였다.

4월 인플레이션은 전년 대비 0.8%로, 3년 이상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소시에테 제네랄의 킷 주케스 전략가는 "영국의 마이너스 금리 논쟁은 여전히 활기를 띠고 있다"며 "마이너스 금리가 영국보다 더 나쁜 발상으로 보이는 경제는 생각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추가 양적완화는 이 조치로 파운드가 얼마나 약해지느냐에 달려있다"며 "마이너스 금리와 대규모 양적완화 혼합된 힘은 파운드를 약하게 할 것이라는 점이 분명해 보이며 파운드가 충분히 하락하면 양적완화는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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