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우성문 통신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로 인해 터키 경제가 압력을 받는 가운데, 투자자들은 터키 대형 은행들의 외화 부채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20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투자자들은 터키 은행들이 충분한 유로화와 달러화를 보유하지 못하고 해외 자금을 확보하지 못해 내년 부채를 갚지 못 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터키 중앙은행은 달러 대비 터키 리라화가 가파르게 하락하는 것을 막기 위해 지역 은행들로부터 달러 및 유로화를 빌렸고 외화보유액을 팔아치웠다.

이로 인해 만약 은행들이 대출을 갚기 위해 달러와 유로화가 필요한 상황이 될 경우 신용 경색 등 어려운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제이슨 투베이 선임 신흥시장 이코노미스트는 "경제 부분 중 이미 꽤 좋지 않고 더 안 좋아질 수 있는 부분을 고르라면 은행 섹터가 될 것"이라면서 "터키의 경제 위기가 전반적인 금융위기로 번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WSJ은 현재 터키의 은행 섹터가 2018년 환율 위기 때보다도 더 좋지 않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당시보다 외부 부채는 최근 낮아졌지만, 은행들은 여전히 내년에 지불해야 하는 810억달러 규모의 외화 부채를 갖고 있는데 이는 터키 전체 경제 생산량의 10%에 달한다.

반면 터키 중앙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외화보유액은 약 300억달러다.

이로 인해 전날 신용평가사 피치는 터키 국영은행 지랏, 바키프 등 몇몇 터키 은행들의 신용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픽텟 에셋 매니지먼트의 니콜라이 마르코브 이코노미스트는 "터키 은행들은 대출을 연장하기 위해 프리미엄을 지불할 것"이라면서 "위험이 상당히 증가했고 향후 몇 달 간 상황이 더 악화한다면 이미 취약한 위치에 있는 터키 상황이 더 부정적으로 될 것"이라고 전했다.

캐피털이코노믹스는 은행들이 코로나19에 따른 소비자들의 파산이 늘어날 경우 이에 대비할 수 있는 충분한 완충 자본을 갖고 있지만, 해외 대출 비용을 나타내주는 5년물 달러 표기 채권 금리 대비 미 국채 금리 스프레드가 4월 초 10%포인트 넘게 오르며 2018년 정점에 근접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중앙은행이 환율 시장 개입을 위해 상업은행으로부터 달러를 빌린 것이 상황을 더 안 좋게 만든다고 WSJ은 지적했다.

이와 같은 시장 개입은 지난 2주간 리라화 하락을 막았지만 많은 투자자는 리라화 반등이 일시적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리라화는 여전히 올해 들어 달러 대비 낮은 상태다.

터키 중앙은행은 지난 10개월간 24%에서 8.75%로 하향 조정했고 다음 날 회의에서 계속해서 완화 정책을 펼칠 것으로 예상돼 이는 투자자들에게 리라화 매력을 더욱 떨어지게 만든다고 WSJ은 덧붙였다.

smw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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