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진 교체, 일부 신규 업무중단 선제적 반영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신한금융투자가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중단과 독일 헤리티지부동산 파생결합증권(DLS) 환매 연장 사태를 연달아 빚으면서 당분간 대체투자 신탁상품을 팔지 않기로 했다.

상품 판매보다 사후관리 프로세스 전반 등을 개선하는 데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21일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전일 기준 판매 펀드는 약 1천979건으로 이 중 약 90여개가 원자재, 해외부동산, 에너지, 귀금속 등 대체투자 관련 신탁, 펀드 상품이다.

전체 상품 판매를 중단하는 것은 아닌 데다 대체 상품 비중이 높지 않아 타격은 제한적인 셈이다.

신탁부서에서 신규 업무는 중단되지만 일반 상품공급부서(투자상품부)는 대체투자 관련 비신탁상품을 종전대로 판매한다.

그럼에도 수익 감소는 불가피하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투자의 대체투자신탁 잔고는 1조원 남짓으로 추정된다. 잔고 규모로 보면 당분간 신규 판매 중단에 따른 여파가 적지않게 반영될 수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올해 1분기에만 84억원의 수수료 수익을 거둬들였다.

이중 위탁수수료 수익이 840억원, 금융상품 수수료 수익이 227억원에 달했다.

전년동기 수수료 수익과 비교하면 위탁수수료 수익은 70.7% 급증했으나 금융상품 관련 수수료 수익은 -10.4% 감소했다.

이번에 신탁 부서의 신규 업무를 올스톱한 것은 독일 헤리티지 부동산 DLS사태의 책임을 묻는 성격이 짙다.

신금투는 독일 헤리티지DLS와 관련해 지난 3월 미지급분의 50%를 가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소송전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자 미지급분의 절반을 우선 지급하고, 향후에 부동산을 매각한 비용으로 메우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만기는 약 2년 연장한 상태다.

앞서 독일 헤리티지부동산DLS는 독일 정부가 문화재로 지정한 건물을 재개발해 주거용 건물을 짓고, 분양하는 사업에 투자했지만 개발 인허가가 차질을 빚은데다 현지 시행사인 저먼프로퍼티그룹(GPG) 파산 가능성이 불거지면서 사업이 사실상 불투명해졌다.

특히 김병철 전 사장은 라임펀드와 독일 헤리티지DLS 사태에 책임을 지고 물러난 상태다.

대형 사고 두 건을 물려받은 이영창 사장으로서는 전체적인 쇄신이 필요한 시점인 셈이다.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중단과 독일 헤리티지부동산 DLS이 겹치면서 무너진 '신한' 브랜드에 대한 신뢰도를 바로잡으려면 극단적인 조치가 불가피하다.

그럼에도 금융당국의 제재와 징계 절차는 아직 남아있다.

신한금융투자의 경우 라임자산운용이 부실 자산을 은폐하고, 투자자의 손실을 키우는 과정에 밀접하게 연루돼 있었던 점을 배제할 수 없다.

올초 금융감독원이 은행권의 해외 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나 삼성증권 배당금 입력 오류 사태로 경영진 징계와 업무 일부정지, 과태료 등을 부과했던 점을 고려하면 중징계가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감독당국의 중징계가 나오더라도 리스크가 오히려 희석될 가능성이 있다.

신금투는 금융당국의 징계 카드가 나오기 전에 미리 경영진을 교체하고, 일부 업무를 중단하면서 제재에 따른 리스크를 미리 반영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상품 관련 이슈를 한 번씩 점검하고 가려는 것"이라며 "해외부동산 등 대체투자와 관련한 신탁상품 판매는 당분간 중단할 예정이며, 점검이 끝나야 재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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