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변명섭 기자 =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각종 지원금을 쏟아내자 카드사들이 이에 걸맞은 시스템을 제때 구축하지 못해 혼선을 겪었다.

21일 여신업계에 따르면 이날부터 대부분의 카드사가 지원금 차감 우선순위를 경기도 재난기본소득, 정부 긴급재난지원금, 긴급돌봄쿠폰 순으로 차감하는 시스템을 완비할 계획이다.

애초 행정자치부는 카드사를 통해 정부의 재난지원금 신청이 시작되는 시점에 맞춰 카드사들에 사용기한이 먼저 도래하는 지원금부터 쓰일 수 있게 해달라는 협조 요청을 구했다.

하지만 시스템 교체에 시간이 걸려 카드사들은 다소 늦게 시스템 정비를 완료한 셈이다.

지난달 9일부터 신청이 시작된 경기도 재난기본소득은 사용 승인이 완료된 시점에서 3개월 안에 사용해야 한다. 지원금 가운데 사용기한이 가장 빠르다.

세대당 최대 100만원이 지원되는 정부의 재난지원금은 오는 8월31일까지 써야 한다.

40만원이 지원된 긴급돌봄쿠폰은 올해 말까지다.

카드사들은 시스템이 제각각인 상태에서 사용기한이 더 늦은 지원금이 먼저 결제되는 등 혼선을 빚었다.

재난지원금 신청이 시작됐던 지난 11일을 기준으로 경기도 재난기본소득, 정부 긴급재난지원금, 긴급돌폼쿠폰 순으로 차감됐던 카드사는 삼성카드와 KB국민카드, 현대카드, 롯데카드, NH농협카드 등이다.

우리카드, 비씨카드, 하나카드는 정부의 재난지원금이 먼저 차감됐지만, 소비자들이 지원금을 사용하는 시점에 맞춰 시스템을 정비해 경기도 재난기본소득이 먼저 차감되도록 우선순위를 바꿨다.

신한카드는 긴급돌봄쿠폰을 사용하는 카드가 별개로 사용된다는 특수성을 고려해 긴급돌봄쿠폰이 먼저 결제되는 현재 시스템을 유지할 예정이다.

일부 카드사들이 시스템을 교체하는 과정에서 소비자들은 큰 혼선을 겪었다.

경기도 재난지원금이 먼저 차감됐을 것이라고 생각한 소비자들에게 문자 공지가 잘못 전달되기도 하고 실제로 일부 카드사에서는 정부의 재난지원금이 먼저 결제되는 일도 발생했다.

여기에 간편결제업체 페이코(Payco)는 고객 서비스 차원에서 카드사별로 지원금 차감 순서가 다르다는 내용을 카드사 시스템이 정비된 후에도 모바일앱 공지사항으로 띄워 놓으며 혼란을 가중했다.

현재 이 공지사항은 내려진 상태다.

카드사들은 시스템 교체에 비용이 소요되지만, 고객들이 지원금 사용시기를 놓치지 않게 서비스를 개선하겠다고 전했다.

카드사 한 관계자는 "정부의 지원금이 몰아서 쏟아지며 카드사들이 시스템을 정비할 시간이 많지는 않았다"며 "지금은 대부분의 카드사가 먼저 사용기한이 돌아오는 지원금을 쓸 수 있게 돼 있다"고 말했다.







<자료: 페이코 모바일앱 공지사항, 지난 11일 기준 카드사 지원금 차감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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