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국내외 금융시장 상황이 악화되면서 타격을 입었던 신종자본증권 발행과 투자심리가 다시 살아나는 모습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에 이어 하나금융지주도 상각형 조건부자본증권(신종자본증권)에 나서면서 흥행에 성공했다.

하나금융지주가 지난 19일 실시한 3천5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수요예측에서 8천150억원의 수요가 몰렸다. 2.32배의 유효경쟁률을 보인 셈이다.

지난 4월 말 채권시장이 다소 안정되면서 KB금융이 발행한 4천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에 6천560억원의 수요가 몰렸는데, 그때보다 규모가 더 커졌다.

하나금융지주는 KB금융이 지난 4월 말 도전한 신종자본증권 발행에서 생각보다 수요가 많이 들어온 모습을 보고 신종자본증권 발행 시점을 결정했다.

지난 3~4월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국제유가 급락까지 더해지며 시장 상황 변동성이 심해 투자자뿐 아니라 발행사도 신종자본증권에 대해 소극적이던 때다. 지난 2월에는 우리금융지주를 시작으로 DGB금융, BNK금융, 신한은행이 신종자본증권을 앞다퉈 내놨던 것과 대비된다.

한동안 끊겼던 신종자본증권 발행이 재개되면서 투자자들은 안정적이면서도 고금리 매력을 가진 신종자본증권에 몰렸다. 코로나19와 국제유가가 회복권에 들어서는 듯했지만, 여전히 불확실성이 상존해 투자자들은 안심할 수 있으면서 만족할만한 이익을 얻을 수 있는 투자처가 필요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은행들의 펀더멘털이 지난 1997년 외환위기 때와 비교했을 때 탄탄한 점은 은행권 코코본드 안정성에 대한 신뢰를 높였다. 4대 금융지주의 BIS비율은 올해 1분기에도 금융당국 권고치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금리 수준도 일반회사 5년물과 비교할 때 높다. 지난 2월 신한은행이 발행한 신종자본증권 5년 콜옵션의 발행금리는 연 2.88%로, 같은 달 발행한 한국투자금융과 GS이피에스의 만기 5년물 금리인 연 1.82%, 연 1.75%보다 금리 메리트가 컸다.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 등의 영향으로 'AA'급부터 투자심리가 풀린 점도 영향을 미쳤다. 현재 일반 회사채도 AA-급 이상은 어느 정도의 수요가 있다.

이경록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신종자본증권은 회수율이 뒤처질 수 있지만, 경제와 기업이 어려워질 경우 기업 원리금 상환 불이행이 먼저 시작될 수 있다"며 "동일 등급 회사채 대비 기본신용도가 높고 고금리를 제공하는 신종자본증권은 좋은 투자대상"이라고 말했다.

금융지주 입장에서도 신종자본증권은 BIS 자기자본비율과 이중레버리지비율 상승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어 후순위채보다 선호된다. 후순위채는 BIS비율 산정 때만 자본으로 인정되고 회계상으로는 부채로 올라간다.

금융지주 관계자는 "은행은 셈법이 복잡하지만 지주에서는 이중레버리지 관리가 중요해 후순위채보단 신종자본증권이 유리하다"며 "신종자본증권 발행은 규제 비율을 맞추는 게 제일 큰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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