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하락했던 코스피가 2,000선을 웃돌았지만 외국인 복귀 시그널은 아직 두드러지지 않고 있다.

주가지수 상승폭을 키우는 한 축이었던 외국인이 조용한 흐름을 이어가면서 상승폭은 제한적인 양상이다.

21일 연합인포맥스 투자자 매매동향 일별추이(화면번호 3803)에 따르면 외국인 주식순매도는 올해 들어 1월을 제외하면 4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1월에 3천202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한 외국인은 2월부터 3조원대 순매도로 전환했다. 3월에 12조5천억원어치, 4월에 4조원어치를 매도한 데 이어 5월에도 3조원 어치 주식을 팔았다.

코스피가 3월19일 1,430대에서 저점을 찍고 반등하는 과정에서도 외국인은 주식 매수 행렬에 동참하지 않은 셈이다.

3월과 4월에 지수선물에서 외국인이 일부 순매수에 나서기는 했지만 5월에는 여전히 순매도 상태다.

증시에 외국인이 복귀하는 시점이 더뎌지면서 외환시장은 더욱더 조용하다.

코스피가 3월 중순 이후 반등하는 동안 달러-원 환율은 1,210.00~1,220.00원 박스권에 머물렀다.

이날 코스피가 개장 초부터 2,000선을 뚫었지만 달러-원 환율은 1,229원대에서 평이한 흐름을 보인다.

증시는 물론 외환시장에서도 외국인 투자 여건은 '아직 때가 이르다'라는 인식이 강하다.

원화 강세를 부추길 만한 변수가 별로 눈에 띄지 않는 상황에서 주식시장 투자 수익을 겨냥하고 들어오기에는 부족한 여건이라는 판단에서다.

코스피는 이미 2,000포인트를 웃돌아 오를 만큼 올랐다. 따라서 저평가를 기대하기도 어렵다.

코로나19의 팬데믹(전세계 대유행)이 백신 개발 소식에 잦아들었고, 경제활동 재개 기대가 일고 있지만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관측도 나온다.

섣부른 경제활동 재개가 코로나19를 재확산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어서다.

한국, 대만을 제외한 신흥국의 경우 아직 코로나19 방역과 대응이 안착하지 못한 점도 불안요인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원화 강세를 기대하기도, 주식 평가 차익을 기대하기도 모호한 상황"이라며 "외국인 입장에서는 MSCI 비중 정도 투자하는 것 외에 적극적으로 국내 증시에 투자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시 전문가들도 반등세를 보이는 코스피와 달리 외환, 채권시장이 조용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금융시장이 일제히 경기 회복을 반영하고, 호조를 보이는 상태는 아니라는 평가가 나온다.

변준호 흥국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은 강한 상승세를 보이나 외환시장과 채권시장에서는 회복 기대감을 크게 반영하지 않고 있다"며 "코스피가 1,990포인트 부근을 등락할 때 과거 평균 달러-원 환율 수준은 대략 1,210원 정도이나 현재 환율은 1,230원 부근으로 달러-원 환율이 크게 하락하지 않은 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미국과 한국 금리도 하락 추세에서 소폭 반등한 데 그치고 있어 금리상승 전환 시그널이 아직 미약하다"며 "최근 유가가 반등했다는 점은 경기 민감주 측면에서 긍정적이지만 투자자들은 달러 피크 아웃, 금리 바닥에 아직 베팅하지 않는 모습"이라고 짚었다. 이어 "코로나19의 2차 유행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경제지표가 회복되는 시점부터 본격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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