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미국 국채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에서 두 달 가까이 멈춰 있는 것은 투자자들이 더 험난한 미래와 더 공격적인 부양책을 대비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연합인포맥스의 해외금리 현재가 화면(화면번호 6531번)에 따르면 10년물 미국 국채금리는 4월 초부터 0.60%대에서 계속 횡보하고 있다.

4월 초 0.75% 선을 넘어서기도 했으나 이내 다시 하락한 뒤 0.60%대에서 좁게 오르내리고 있다.

WSJ은 "10년물 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에서 안정된 흐름을 보이는 것은 채권 투자자들이 경제를 암울하게 볼 뿐 아니라 그런 전망에 이례적으로 자신감을 갖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며 "이는 연일 급등하는 미국 증시의 낙관론과 대비된다"고 전했다.

채권시장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행동 지침서를 그대로 따를 것으로 보고 있다. 연방은 당시 연방기금금리를 2% 수준으로 인상하기 전까지 약 7년간 '제로' 부근에 묶어두는 한편 필요한 부양책을 추가로 계속 공급했다.

현재 미국 국채 수익률은 10년 전보다 더 낮은데 이는 연준이 이처럼 움직일 것이라는 점을 시장이 당시보다 더 확신한다는 의미다.

뉴버거베르만의 타노스 바르다스 글로벌 투자적격 부문 공동 총괄은 "미국 국채에 부가된 리스크 프리미엄은 기본적으로 제로이거나 없는 상태"라며 향후 몇 분기 동안 국채 수익률이 현재 범위를 유지한다고 예상할 경우 7년물과 10년물, 그리고 20년물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미국 국채 금리가 안정된 흐름을 보이는 것은 신규 물량이 시장에 쏟아지는 것을 고려하면 특히 이례적이다. 현재 미국 정부가 재정부양책을 투하하기 위해 국채를 대량으로 찍어낼 뿐 아니라 기업들 또한 '전쟁 자금'을 비축하고자 회사채를 마구 발행하는 상황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지난달 대형마트 체인점 코스트코는 10년물 회사채를 1.619%의 금리로 발행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코스트코가 발행한 해당 만기 채권 중 가장 낮은 금리다.

애플과 클로록스, IBM 또한 최근 2% 이하의 금리로 회사채를 발행하는 등 우량 기업들도 매우 낮은 이자만 지급하면서 채권을 발행하고 있다.

노던트러스트 자산운용의 콜린 로버트슨 채권 부문 총괄은 "국채금리가 낮게 유지되는 것은 신용도가 높은 채권에 대해 전 세계적으로 수요가 엄청나다는 뜻"이라고 해석하기도 했다.

WSJ은 연준이 일본은행처럼 국채 수익률 곡선 통제 정책을 채택하면 미국 국채금리는 더 정체될 수 있다고 전했다.

수익률 곡선 통제 정책은 일본은행이 시중 금리를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 양적완화와 함께 활용하는 정책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지난해 가을 다음 침체에 대비하기 위해 "단기 수익률 곡선을 통제하는 것은 고려할 가치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제프리스의 토마스 사이먼스 선임 머니마켓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것은 연준이 그것을 실제로 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것을 알아둬야 한다"고 말했다.







jh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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