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임하람 기자 = 중국의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가 이날 개막하는 가운데 서울외환시장도 이 행사에 주목하고 있다.

원화가 위안화와의 강한 연동성을 보이는 상황에서 최근 위안화는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며 달러-원 환율을 박스권에 머물게 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중국의 대규모 정치 행사 도중에는 중국 금융시장이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지만, 양회에서 중국 지도부가 시장의 예상을 상회하는 대규모 부양책을 발표하거나 양회 기간 도중 미·중 무역갈등이 증폭할 경우 위안화와 원화가 동반 출렁일 수 있다.

21일 서울환시 등에 따르면 중국은 이날 오후 3시(현지시간)부터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를 연다. 의회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는 익일 개막한다.

이번 양회에서는 중국 및 세계를 강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중국이 당면한 대내외 과제들이 주로 다뤄질 예정이다.

중국 지도부는 양회에서 올해 중국의 성장률 목표치를 발표할 것으로 관측된다. 또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한 경기 부양책도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양회에서 발표되는 중국 지도부의 성장률 목표치 및 경기 부양 패키지에 주목하고 있다.

만약 성장률 목표치가 시장의 예상을 크게 상회하고 부양책 규모가 매우 클 경우 투자 심리를 자극해 위험 선호 심리가 탄력받을 수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중국 지도부가 올해 국내총생산(GDP) 목표치를 3% 안팎으로 제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양회 기간 중 미국과 중국 간의 갈등이 격화할 수 있다는 점은 우려 요인이다.

코로나19의 확산 책임 소재와 관련된 미국과 중국의 강도 높은 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중국의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 도중 미국이 갈등의 수위를 높일 수 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에 대한 강한 비난을 이어가고 있다. 전일은 트위터에서 '또라이'(wacko)니 '얼간이'(dope)와 같은 원색적 표현을 이용해 중국을 비판했다.

한 외환시장 참가자는 "양회 개최 기간에 중국의 성장률 목표치가 발표될 것으로 보이는데, 코로나19에 따른 여파에도 목표치가 높게 발표될 경우 대규모 부양책에 대한 기대가 커질 수 있다"며 "이 경우 부양 기대는 증시와 위안화에 영향을 미쳐 달러-원 환율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인민은행이 발표한 1분기 보고서에서도 완화 스탠스가 강화됐기 때문에 대규모 재정 활용책, 통화 완화책이 발표될 경우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양회 기간 중 미국이 중국에 대한 긴장감을 높일 수 있다"며 이 부분에도 주목할 것을 당부했다.

그러나 통상적으로 양회 등 중국의 주요 정치 행사 도중에는 중국 당국의 면밀한 관리로 중국 금융시장이 조용한 흐름을 이어간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번 주 들어 역외 달러-위안(CNH) 환율은 7.09~7.14위안대의 좁은 레인지에서 움직이면서 거의 변동성을 보이지 않고 있다.

최근 며칠간은 장중에도 7.10위안 선에 바짝 붙어 변동성이 극히 제한됐다.

위안화가 좁은 범위에서 움직이고 있는 만큼 달러-원 환율도 박스권에서 관망세를 이어갈 확률이 높다.

한 은행의 외환딜러는 "양회 시기이기 때문에 달러-위안 환율이 상당히 안정적인 흐름을 보인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와 관련된 중국의 책임론을 강조하고 화웨이 제재 등을 계속 언급하면서 우려스러운 부분이 있으나, 우선 통화와 주식시장이 안정적이기 때문에 현 단계에서는 관망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hrlim@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09시 26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