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지출 증가율 역대 최악…돈 있는데 안 쓴다

양극화 심화…5분위 배율 1년 전보다 0.23배↑



(세종=연합인포맥스) 최진우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가계 지출 증가율이 역대 최대 폭으로 감소했다.

통계청이 21일 발표한 '2020년 1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전국 2인 이상)'를 보면 올해 1~3월 가구당 월(月)평균 가계지출(소비지출+비소비지출)은 394만5천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9% 감소했다.

지난 2003년 통계 작성 이후 최대 감소 폭이다.

1분위(하위 20%, -10.8%), 2분위(하위 20~40%, -7.1%), 3분위(하위 40~60%, -9.1%)의 소비지출 감소 폭도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5분위(상위 20%, -2.3%)는 1분기 기준으로 가장 많이 줄었다.

강신욱 통계청장은 "1분기에는 계절적으로 전년도 4분기보다 지출이 증가하는 게 일반적이다"며 "이번에는 지난 분기에 비해 지출이 감소했는데, 1998년 외환위기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지출 감소와 비교해봐도 이례적이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사회적 거리두기 등이 시행되면서 돈은 있지만, 지출하지 않는 상황이 나타난 것이다.

실제로 1분기 가구당 소득은 535만8천원으로 3.7% 늘었다.

계층별로 살펴봐도 1분위(0.0%)와 2분위(0.7%), 3분위(1.5%), 4분위(상위 20~40%, 3.7%), 5분위(6.3%) 등 모두 소득이 증가했다.
 

 

 

 


이에 따라 가구 평균소비성향(소비지출/처분가능소득*100)은 67.1%로 2003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1년 전보다 7.9%포인트 하락한 숫자다.역대 최대 하락 폭이다.

1분위 평균소비성향은 120.5%로 18.6%포인트, 2분위는 79.7%로 8.2%포인트, 3분위는 72.3%로 11.1%포인트, 4분위 67.2%로 4.1%포인트, 5분위 53.4%로 6.4%포인트 각각 떨어졌다. 저소득층일수록 하락 폭이 더욱 컸던 셈이다.

코로나19는 가계의 소비패턴도 완전히 바꿨다.

오락ㆍ문화의 지출은 18만1천원으로 감소 폭이 25.6%에 달했다. 교육도 26만4천원으로 26.3% 줄었다. 의류ㆍ신발(11만9천원)과 음식ㆍ숙박(35만원)도 각각 28.0%, 11.2% 감소했다

반면, '집콕'이 늘면서 식료품ㆍ비주류 음료 지출은 44만5천원으로 10.5% 늘었다. 코로나19 감염을 방지하기 위해 마스크 등의 구매로 보건 지출도 27만2천원으로 9.9% 증가했다.

소비목적이 아닌 비소비지출도 106만7천원으로 1.7% 감소했다. 사회적 거리 두기 영향으로 종교 등 비영리단체로의 이전지출이 10만2천원으로 12.7% 줄었다.

소득 측면에서도 코로나19 사태를 비껴가지는 못했다.

1분기 비경상소득(15만1천원)은 79.8% 급증했다. 정구현 가계수지동향과장은 "코로나19로 희망퇴직 등 조기퇴직의 영향에 따른 수당 부분이 포함돼 있다"면서 "실직한 사람이 늘어서 비경상소득이 증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득 부문을 뜯어보면 1분위의 근로소득은 51만3천원으로 3.3% 감소했다. 2분위(174만1천원)와 3분위(278만원)도 각각 2.5%, 4.2% 줄었다. 1분위와 2분위, 3분위 근로소득이 동시에 감소한 것은 2017년 1분기 이후 처음이다.

반면, 4분위(448만3천원)는 7.8%, 5분위(812만7천원)는 2.6%의 증가 폭을 나타냈다.

그러나 4분위(-12.3%)와 5분위(-1.3%)의 사업소득은 5분기 연속 마이너스(-)로 집계됐다.

처분가능소득(소득-비소비지출)은 1분위(3.9%)와 2분위(2.2%), 3분위(1.7%), 4분위(4.6%), 5분위(8.3%)로 모두 증가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분기별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5.41배로 0.23배 포인트 상승했다. 양극화가 심해진 것이다.

 

 

 

 

 

 

 





j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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